주간동아 476

2005.03.15

오해 부르는 ‘허니문 방광염’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www.iljung.co.kr

    입력2005-03-10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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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 부르는  ‘허니문 방광염’
    “오줌을 자주 누고, 눌 때마다 작열통이 느껴지면서 아랫배가 묵직하다.”

    첫 경험을 치르고 이런 호소를 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어나서 처음 섹스를 한 뒤 방광염에 걸린 것이다. 특히 여성들 중에는 첫 경험 이후 방광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섹스를 기피하거나 심하면 불감증에 걸리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성들이 성생활을 한 뒤 방광염에 잘 걸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들은 오줌이 밖으로 나오는 곳인 요도 입구에서 방광까지의 길이, 즉 요도 자체의 길이가 매우 짧아 방광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방광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도 입구가 항문과 질 가까이에 있다 보니 세균이 요도로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즉 섹스할 때의 운동과 자극이 세균을 요도구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첫 경험을 하고 난 뒤 여성에게 생기는 방광염을 ‘허니문 방광염’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허니문 방광염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가끔씩 방광염이 섹스 과정에서 남성에게 전염되기도 하는데, 그 증상이 성병인 임질과 비슷해 남자로 하여금 ‘혹시 다른 남자하고…’ 하는 착각을 하게 하는 것. 물론 간단한 세균검사로 오해는 바로 풀리지만, 만약 남성이 이런 생각을 입 밖에 냈다면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될 수 있다. 어쨌든 여성의 처지에서 보면 남성이 자신을 의심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성생활에 의해 발생하는 방광염은 첫 경험 때가 아니더라도 섹스 전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염이 있는 여성의 경우, 완치하지 않으면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치료해야 한다.

    방광염의 경우도 항균제를 사용하면 곧바로 증상은 멈추지만 재발이 잦은 것이 문제다. 때문에 한방에서는 팔정산, 용담사간탕, 보중익기탕, 난간전, 대영전 등의 약재로 허한 신장과 방광의 기를 북돋워줌으로써 원천적인 치료와 함께 재발을 막고 있다.



    자, 섹스도 육체가 건강한 상태에서 해야 서로에게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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