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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음악 크게 듣다 귀 막힐라

이어폰·TV 소리·노래방 등 생활 소음 인한 청력장애 환자 늘어 … 소음은 혈압·혈당에도 나쁜 영향

음악 크게 듣다 귀 막힐라

음악 크게 듣다 귀 막힐라

헤드폰 소리는 청력 상실의 큰 이유 중 하나다.

평소 동문서답을 잘해 친구들 사이에서 ‘사오정’으로 불리는 취업 재수생 이아람씨(25). 이씨는 최근 시끄러운 곳에만 가면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 고민하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이씨의 병명은 뜻밖에도 ‘난청(難聽)’. 대학시절, 어학 공부를 하거나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산 것이 화근이었다. 청력이 나빠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엄청난 세기의 이어폰 소리에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새 청력 손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 귀를 쫑긋 세우지 않으면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대화 중 자신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커져만 갔다. 상대방의 말을 잘못 알아들어 실수하는 일이 잦아진 것은 물론. 이씨는 취업에 실패하는 이유가 모두 난청 때문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이씨처럼 생활 주변의 각종 소음에 오랜 기간 노출돼 소음성 청력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건설현장이나 공장의 소음, 자동차 소음, 이어폰, TV 소리, 노래방, 휴대전화, 길거리 이벤트 등 현대인은 누구나 소음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문제는 이들 소음이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해치는 주요 공해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조사에 따르면 2002년 미국 어린이 100명 중 12명이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전 세계적으로 1억2000만명 이상이 각종 소음에 의한 여러 가지 질병을 호소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준 초과 소음 지속 땐 ‘피로감’ 첫 증상

허용 기준을 초과한 소음을 1개월 넘게 지속적으로 듣는 일반인이 가장 먼저 호소하는 증상은 잦은 피로감. 이밖에 소음은 혈압을 높게 하고 맥박 수를 증가시키며 혈당량을 늘어나게 하는 등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WHO 보고에 따르면 소음은 여러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대표적으로 소음성 난청 이외에도 불면증, 심혈관계 질환, 정신신경계통 질환, 학습 수행능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잦은 짜증과 반사회적 행동이 소음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사람들은 고혈압이나 심장질환·긴장성 두통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비행장 근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특정한 읽기 평가나 어려운 문제 풀기 등의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소리의 강도는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소리의 강도는 음파의 진폭에 의해 결정되며, 단위는 dB(데시벨)이다. 10dB이 증가할 때마다 소리의 강도는 두 배씩 증가하므로, 예를 들어 90dB은 80dB보다 10dB밖에 더 크지 않지만 소리의 강도는 두 배에 이른다. 일상에서 대화할 때의 음량은 60dB이며, 도로 소음은 80dB 정도. 일반적으로 생활 속에서 나오는 소음의 강도는 냉장고의 ‘웅’ 하는 소리 40dB/ 조용한 방 50dB/ 대화음 60dB/ 도시 교통 소음 80dB/ 스테레오 헤드폰 110~120dB/ 모터사이클·폭죽 120~140dB/ 총소리(최대 크기) 140~170dB/ 비행기 이륙 140dB 정도다.



일반적으로 순음(특정 주파수의 소리)에 비해 소음(불규칙적으로 여러 주파수의 소리가 혼합된 소리)은 같은 dB이라 하더라도 더 크게 느껴지며, 같은 크기의 소음이더라도 음의 높낮이에 따라 손상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더욱이 연속된 소음에 비해 폭발음과 같은 순간적 소음은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해주지 못해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내이(內耳)의 소음 방어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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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 청력 측정은 난청을 막는 지름길이다.

이어폰 볼륨 최대로 높이면 100dB 넘어 … 난청 확률 ‘껑충’

이들 생활 소음 중 75dB 이내의 소리는 아무리 오랫동안 노출되어도 청력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 미국 직업안정위생관리국(OSHA)은 하루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할 때 근무지의 최대 허용 소음을 85dB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10dB에서 1분 넘게 규칙적으로 노출될 경우 영구적 청력 소실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100dB 상태에서 보호장치 없이 15분 넘게 노출되면 위험성이 더욱 커지며, 90dB 이상의 어떤 소음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점진적으로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MP3나 이어폰의 경우는 음량을 최대한 높일 경우 100dB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날마다 15분씩만 음악을 들어도 소음성 난청의 확률은 매우 높아지며, 특히 젊은층이 많이 찾는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의 소음은 위험한 수준이다. 폭발음과 같은 120dB 이상의 소리에는 순간적으로 노출되더라도 심한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소아의 경우엔 절대로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소음성 난청은 한 번 진행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75dB 이상의 소음, 즉 청력 손실이 일어날 위험성이 있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불가피하게 소음이 예상되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귓속 삽입형 소형귀마개나 큰 헤드폰 형태의 소음방지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업장이나 생활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판단되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도 꼭 필요하다. 만약 소음에 노출된 뒤 귀가 먹먹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귀울음(이명 현상)이 있을 경우, 혹은 주위의 소리가 과민하게 들리는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내이의 손상이 의심되므로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말소리를 분별하기 어렵거나 전화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할 경우엔 달팽이관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손상된 달팽이관의 기능은 복원되기 어려우며, 청력장애의 정도가 40dB을 넘는 경우는 청력 재활을 위해 반드시 보청기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3D 입체음향, 방향성 기능, 배경소음 감소 기능, 피드백 제거 시스템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보청기가 개발돼 난청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보청기 착용 전에는 반드시 청력검사를 받아야 하며, 청각 전문의와 전문 청각사의 도움을 받으면 보청기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그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도움말: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이승철, 전영명 공동원장



주간동아 2005.01.18 469호 (p68~69)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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