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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측근들을 청와대로 부른 까닭은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盧, 측근들을 청와대로 부른 까닭은

盧, 측근들을 청와대로 부른 까닭은

안희정, 이호철, 이강철. (왼쪽부터)

정치권이 송년 모임으로 부산하다. 정치인들이 활동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상가는 모처럼 반짝 경기가 찾아올 정도. 노무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순방 등으로 일정의 상당 부분을 줄였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과의 만남에는 인색하지 않다.

노 대통령은 12월11일, 1년여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전날 출소한 안희정씨와 오랜만에 손을 맞잡고 회포를 풀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근래 들어 가장 기쁜 표정을 지은 것 같다”고 회동 분위기를 설명했다. 안씨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뢰와 믿음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안씨가 출소 직후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했고, 노 대통령이 바로 다음날 청와대로 그를 불러들인 것에서 1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함을 알 수 있다. 안씨는 출옥 후 외유에 나설 것이란 주변의 관측과 달리 국내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대한 꿈과 야망을 접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12월10일에는 이강철 전 특보가 청와대를 방문, 노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7시 반부터 10시까지 2시간30여분에 이르는 오랜 회동이었다고 한다. 이 전 특보 주변에서는 “정국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전 특보는 참여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구실을 하지 못했다. 2004년 총선 당시 이를 악물고 선거에 나섰지만 배지를 다는 데 실패했다. 그의 주변에는 당시 ‘비례대표로 돌아서라’는 건의가 많았다. 그러나 이 전 특보는 “서서 죽겠다”며 이 제의를 뿌리쳤다.

결국 본인의 고집으로 낙선했으니 하소연할 데도 없는 형편. 그런 그에게 ‘이제 임명직 자리라도 잡으라’는 압력과 요청이 쇄도한다. 본인도 심사숙고하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아마도 청와대에서 얘기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기대를 표한다. 이 전 특보 주변 인사들은 이날 이후 얼굴이 밝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월 중순 이호철 전 비서관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쉬고 있는 이 전 비서관과 가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이날도 노 대통령은 “일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비서관은 더 이상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지인들과의 연속 회동에 나선 노 대통령의 속내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가볍게 대선·총선 등 정치적 고비 때마다 고생했던 동지들의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송년모임의 성격이다. 청와대 측도 이런 논리로 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모임을 설명한다. 그러나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여권 내부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진 것이 또 다른 해석을 낳고 있는 근거다. 당장 청와대와 우리당은 4대 입법을 놓고 단일대오가 흐트러졌다. 초선의원, 특히 개혁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미지근한 대응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당대회와 관련 몇몇 당권주자들이 독자적인 정치 행보에 들어가면서 민감한 흐름이 안개처럼 당을 감싸고 있다. 당권을 노리는 각 캠프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사례는 많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은 우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한 핵심인사가 차세대 선호도 조사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경쟁관계에 있는 한 대권주자의 측근은 “벌써 서너 번째 치는 장난”이라며 물밑에서 벌어지는 신경전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연말을 맞아 청와대로 초청한 측근들은 이런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출감한 안씨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도 아닌 안씨가 무얼 할 수 있겠느냐”면서 안씨의 역할설에 무게를 두지 않는 흐름도 존재한다.

집권 3년차로 접어드는 노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표한다. 연말 연초, 그의 곁에 젊은 ‘동지’들이 결집하고 있다.



주간동아 467호 (p10~10)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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