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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추위와 과로’에 건강 넘어간다

노인뿐 아니라 청·장년층도 겨울철 돌연사 비보 … 가능하면 따뜻한 환경 충분한 준비운동 필요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추위와 과로’에 건강 넘어간다

‘추위와 과로’에 건강 넘어간다
회사원 김진호씨(43)는 얼마 전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 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던 김씨는 갑작스런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김씨의 병명은 급성 심근경색.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건강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던 그였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다행히 신속하게 조처를 한 덕에 곧 회복될 수 있었지만, “10분만 늦었어도 목숨을 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담당 의사의 말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돌연사에 의한 비보가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다. 앞서 얘기한 김씨의 경우는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불귀의 객이 되는 경우도 있다. 건강하던 사람이 원인 불명으로 갑자기 죽는 것을 ‘돌연사’라고 하는데, 보통 원인이 되는 질병이 나타난 뒤 1시간 내에 사망한다.

돌연사의 위험은 노인뿐 아니라 청·장년층에게도 있다. 얼마 전엔 건강하던 40대 한 남성이 과음 후 돌연사하는 일이 있었고, 탤런트 진재영씨의 오빠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진재영씨 오빠의 경우는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로 평소 경미하게 천식을 앓아온 것 외에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는 것이다. 명지성모병원 성우현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뇌중풍(뇌졸중) 환자가 2배 이상 늘었다”면서 “돌연사는 대부분 노년층에서 많이 발병하나 최근엔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40, 50대 중년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40, 50대 남성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심장질환으로 전체 돌연사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중에서도 심근경색과 협심증에 의한 돌연사가 가장 많다.

심근경색과 협심증 갑자기 ‘억’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 공급이 안 되는 것을 말하며, 협심증은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심근경색으로 혈관이 막혀버리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30분 넘게 지속되고 식은땀이나 구토, 졸도 등이 동반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하는 데 연결고리 구실을 한다. 특히 부정맥으로 혈압이 내려가면 뇌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나면 무조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추위와 과로’에 건강 넘어간다

겨울철 운동은 급격한 온도 변화를 감안해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 아침에는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찬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부담이 오기 때문에 돌연사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한편 겨울철에 많이 발병하는 뇌중풍도 돌연사의 원인이다. 뇌중풍은 따뜻한 실내에 있거나 자는 동안 이완된 근육과 혈관이 갑자기 차가운 공기와 만날 때 급격히 수축되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현상으로,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큰 겨울철에 특히 심하다. 뇌중풍으로 인해 대량으로 뇌출혈이 일어나면 돌연사 발생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성우현 부원장은 “뇌중풍으로 인해 바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출혈량이 많을 경우 돌연사할 수도 있다”며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뇌출혈의 경우 특별한 전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돌연사를 미리 막을 방법은 없을까. 돌연사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별다른 전조 증상도 없이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른다. 따라서 돌연사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미리 질병을 찾아내어 치료받는 것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겨울철에는 혈압 상승을 대비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그밖에도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심장질환과 뇌중풍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예방·관리하는 한편 복부비만도 경계해야 한다.

한편 겨울철은 돌연사뿐 아니라 추운 날씨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들고 밀폐된 공간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다. 먼저 겨울철 대표 질환이라면 감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면역성이 약한 노약자는 감기나 독감에 주의해야 한다.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은 가급적 가지 않고, 외출 후 돌아와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물론 영양섭취를 골고루 하는 것도 중요하다.

느린 걸음 산책, 스트레칭, 관절 강화운동이 좋아

또 겨울에는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낙상이나 골절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균형감각이 둔하고 뼈가 약한 노인들의 경우 손목이나 엉덩이 관절을 다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추워도 손은 밖으로 꺼내고 대신 장갑을 끼도록 한다.

추운 날씨와 건조한 실내 공기로 인해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도 신경을 써야 한다.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서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고, 목욕을 지나치게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건조한 실내 공기로 눈마름증(안구건조증)이 심해지기도 하는데 인공누액이나 식염수를 넣어주면 완화된다.

겨울철만 되면 더 악화되는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추위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하면 관절염이 악화된다. 그러나 겨울이라고 가만히만 있으면 더 나빠지므로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거나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관절 강화운동을 해두면 낙상으로 인한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도 겨울철에 더 악화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좁아진 요도가 더욱 수축되고 소변량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겨울철에는 가능하면 따뜻한 환경이 좋으며 외출할 때는 갑자기 찬바람을 쐬지 말고 준비운동을 하는 등 몸이 수축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주간동아 465호 (p70~71)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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