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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北, 내년 2월 6자회담 컴백할 것”

경남대 박재규 총장 “권력구도 불변, 북핵 지금 결단 안 하면 궁지에 몰린다”

  • 김영식/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pear@donga.com

“北, 내년 2월 6자회담 컴백할 것”

“北, 내년 2월 6자회담 컴백할 것”

‘프리랜스’ 통일부 장관을 자임하는 박재규 총장.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재개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하면서 북-미 관계는 물론이고 남-북 관계도 겉도는 모습이다. 최근 금강산 골프장 착공식이 열렸고,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국내업체에서 곧 제품 생산이 이뤄지는 등 경제협력 분야에선 뭔가 진행되는 듯하지만, 당국 관계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 탈북자 469명의 한국 집단 입국, 북한의 급변하는 사태에 대비한 정부 비상계획안 공개 등으로 오히려 냉기가 돌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초상화가 철거됐다는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의 보도(11월16일) 이후 외신들은 북한 체제 이상설을 잇따라 쏟아냈다. 하지만 정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의문만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경남대 박재규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초상화 철거 작업이 1990년대 초부터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오히려 이는 김 위원장의 ‘긍정적 리더십’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작업일 것”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은 조용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2005년 2월경에는 6자회담에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가 가장 활기를 띠던 시기에 통일부 장관을 맡아 각광을 받았고, 현재도 제2선에서 한반도 화해협력에 밑거름이 되겠다며 남-북 문제의 ‘프리랜스’ 통일부 장관 역을 자임하는 박 총장을 12월7일 만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철거하고 신격화 작업을 중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를 어떻게 봐야 하나.



“초상화 철거 유무와 관계없이 북한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의 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계자로 내정된 75년부터 김 위원장의 초상화는 김일성 주석 초상화 옆에 나란히 걸려 있었지만, 이미 90년대 초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공공시설에서는 제거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이를 다시 지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김 위원장이 초상화 철거 지시”

-김 위원장의 사망설까지 돌았는데, 권력구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나.

“개인적으로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나 북한의 권력 투쟁설은 비판자들의 희망사항일 뿐 낭설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평소대로 중국 러시아 등 외빈들을 맞이하거나 군부대를 방문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난 극복을 위해 많은 국제 교류 행사를 준비해온 북한은 핵문제가 잘 해결되면 체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개혁·개방 드라이브를 펼칠 것으로 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재집권이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부시 1기의 일방주의 정책노선에 대한 비판이 있었음을 감안해 부시 2기에는 한미 간 사전조율을 바탕으로 한 한미동맹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대북 정책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때는 한국 정부에 속도 조절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발전을 병행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를 어느 때보다도 잘 설득해야 한다.”

-이란 핵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국제 정세의 축이 북한 핵문제로 옮아간다는 관측도 있는데.

“미국의 대북정책 준비 기간이 6개월 정도 걸릴 수도 있지만, 기간에 관계없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바이털 이슈(vital issue, 매우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북한도 핵문제를 계속 끌 것이냐 협상을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이냐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북의 경제난 해결을 위해서 결코 실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북한 측에 전해주고 싶다.”

“2차 정상회담 내년 성사가 적절”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는데.

“북한은 부시 대통령 재선 이후에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철폐 여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는 기존의 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참여국들이 강력히 요구하기 때문에 북한도 4차 6자회담을 마냥 지연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2005년 부시 대통령의 연두회견과 부시 2기 외교안보 라인의 대북정책 방향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회담에 임할 것으로 생각한다. 상황이 팽팽하게 돌아가는 형국이지만 6자회담의 모멘텀이 상실돼서는 안 된다.”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1차 회담에서의 남-북 정상 간 약속뿐 아니라 남-북 화해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도 2차 정상회담은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2차 정상회담은 국내외 사정으로 봐 2005년이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추진의 투명성과 함께 국내외의 지지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정체된 남-북 관계를 푸는 것은 오직 김 위원장만이 할 수 있다. 만약 특사를 파견한다면 1차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일을 맡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과 일부 나라들이 북한 체제 붕괴 구상을 갖고 있다고 잇따라 말하는 등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데.

“한반도의 무력 충돌을 막자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가 악화되고 북-미 관계가 위기로 치닫는다면 우리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우리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물론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의 원산지를 한국이라고 표기해도 좋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지만, 미국 보수파들이 여기에 불만을 나타냈다는 얘기도 있다.

“개성공단 생산제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결실이다. 우리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데 주저했던 이유가 바로 해외 판로 확보 문제였기 때문이다. 물론 FTA 협상은 양자관계이므로 미국의 견해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향후 미국 시장에 대한 판로 확보를 위해서도 미국 등 우방국에 이번 사례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장관급 회담 당시 카운터파트였던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의 최근 소식은.

“이제는 2선에 물러서서 대남 분야에 대한 분석과 자문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남대 북한대학원에 자리잡은 통일부 출신 인사들이 많다고 하는데.

“장관 시절 같이 일했던 많은 간부들이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남-북 관계의 활성화와 평화통일을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대비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 지금은 통일부 가족뿐 아니라 정부의 타 기관에서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주간동아 465호 (p32~33)

김영식/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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