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2

2004.12.02

IT 종사자, 그들만의 패션

  • 입력2004-11-26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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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종사자, 그들만의 패션
    직장은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일상생활과 달리 나름대로 격식을 갖춰야 하는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지요. 그래서인지 성공하려거든 자신이 원하는 옷이 아닌, 남이 원하는 옷을 입으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직장생활의 규율이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잘 통용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프로그래머는 자신만의 드레스 코드를 형성합니다.

    자바의 아버지인 ‘제임스 고슬링’은 공식석상에서 자바의 마스코트가 그려진 귀여운 티셔츠를 입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강연회 강사로 나올 경우에는 티셔츠를 고무줄 총으로 삼아 청중에게 날리는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지요.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검정색 거북 목 티셔츠에 청바지를 마치 교복처럼 입고 다닙니다. 물론 예외도 있는데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은 유명한 명품족입니다.

    패션이란 자신만의 표현양식이자 의사소통의 도구입니다. 옷은 인상을 좌우하고,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거나 빼앗기도 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잦은 야근과 과로로 부스스한 용모에 냄새 나는 양말로 대변되는 ‘개발자 패션’은 본의 아니게 개발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곤 합니다.

    닷컴 붐이 한창이던 시절, 한국의 유명한 패션회사는 “빌 게이츠에게서 패션 모티브를 얻었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CNN은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층인 뉴 서티(386) 그룹이 중심 소비층으로 부각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빌 게이츠 패션을 주도하는 업체 대표를 인터뷰했답니다. 옷을 대충 걸치기로 유명한 빌 게이츠 패션이라니…. 당시 한국은 닷컴 붐에 지독히 걸려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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