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2

2004.12.02

“弱달러 지지”… 거대 기업 ‘약발’ 받나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입력2004-11-25 1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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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경험에서 환율 시장에 대한 개입은 효과가 없거나 변동성만 키웠다.”

    11월17일, 영국 런던을 방문하고 있던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한 말이다. 그의 발언은 사실상 미국 정부의 강(强) 달러 정책의 포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국제 금융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돌이켜보면 스노 장관의 약(弱) 달러 지지 선언을 아주 의외의 사건이라고 볼 수만도 없다. 2002년 12월 취임 당시 미국 금융시장은 철도운영업체 CSX의 최고경영자이던 그의 취임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인선은 상상력과 창조성, 미래에 대한 전망, 정력 모두가 결여된 것”이라는 혹평마저 대두됐다.

    그러나 제조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스노 장관은 대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재계원탁회의’ 회장을 역임한 인물. 때문에 달러 가치가 높아 수출난을 겪는 제조업계를 위해 약 달러 정책을 펼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은 것이었다. 전미제조업협회는 아예 “그를 겨냥해 달러정책 변화를 위한 로비에 나설 것”임을 공개 천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야말로 스노 장관과 부시 행정부를 향한 미 거대 기업들의 줄기찬 로비가 ‘약발’을 받기 시작한 걸까. 그렇든 그렇지 않든, 스노 장관은 1995년 이후 지속된 미국의 ‘강(强) 달러 정책’을 종식시킨 재무장관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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