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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리빙 하바나’

음악의 자유를 찾아서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음악의 자유를 찾아서

음악의 자유를 찾아서
시가와 야구의 나라, 그리고 혁명과 열정의 나라. ‘쿠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편으론 야자수가 늘어서 있는 그림 같은 카리브해의 해변이지만, 그 반대편엔 염소 수염을 한 카스트로와 ‘그의 인민들’이 사회주의 건설에 매진하는 정치적인 광경도 있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이런 이미지들 외에 ‘음악의 나라’라는 쿠바의 새로운 매혹을 선사해 주었다. 영화 속에서 칠순을 넘긴 노 연주자들이 악보도 없이 본능에 가까운 즉흥연주를 벌이는 모습은 아열대 지방 쿠바의 열정과 대가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450여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와 혼란의 역사 속에서 싹튼 흑인과 라틴의 혼혈음악 ‘쿠반 재즈’는 라틴음악의 뿌리이며, 서인도제도의 미지의 섬 쿠바의 상징이 되었다. 아프리카와 유럽 그리고 북미의 문화적 영향을 골고루 받으면서 쿠바인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리듬 패턴과 멜로디를 만들어낸 셈이다.

음악의 자유를 찾아서
그러나 변주(變奏)와 자유로움을 생명으로 하는 이런 음악의 특성은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는 쿠바의 혁명정신과는 잘 어울릴 수 없었을 것이다. 1959년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서면서 쿠바 음악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다.

‘부에나비스타…’에서는 주인공인 노인들의 음악인생이 혁명정신에 위배돼 좌절된 것인지, 그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도태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리빙 하바나’의 트럼펫 연주자 아투로 산도발은 음악적 자유를 갈망하다 마침내 쿠바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길에 오른다. 영화는 이 연주자의 망명기를 때로는 서글프게, 때로는 흥겹게 재현하면서 쿠반 재즈의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을 인도한다. 허구가 아닌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인 만큼 한 연주자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이념이 다른 여인과의 운명적 만남, 그들이 살아온 삶의 여정 등에서 나오는 감동이 적지 않다.



음악의 자유를 찾아서
‘대부 3’의 젊은 마피아, 그리고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에서 맥 라이언의 남편으로 분했던 로맨티스트 앤디 가르시아가 엄청나게 체중을 불려 아투로 산도발로 분했고(앤디 가르시아는 5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쿠바 출신), ‘탱고’의 히로인 미아 마에스트로가 산도발의 여인 마리아넬라 역을 맡았다.

영화를 보기 전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해 정열적이고 풍부한 쿠반 재즈의 미덕을 먼저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영화 홈페이지 ‘about jazz’ 코너에서 아투로 산도발과 파키토 드리베라, 디지 길레스피를 만나고 O.S.T 코너에서 ‘A Night In Tunisia’ ‘The Man I love’ 등의 재즈 명곡과 재즈식으로 편곡된 쿠바의 전통음악 ‘Waheera’를 포함한 12곡의 사운드트랙을 듣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아바나의 열정에 사로잡힐 것 같다.





주간동아 322호 (p116~117)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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