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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인터넷서 ‘책 도둑질’ 해도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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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인터넷서 ‘책 도둑질’ 해도 너무하네!

10대들 인터넷서 ‘책 도둑질’ 해도 너무하네!
“황제의 검 1편부터 10편까지 다 보내주실 분은 여기로 이멜….” “웬만한 소설 자료 다 있습니다.” “팬터지 소설 책방 가기 싫은 사람~ 클릭.” “팬터지 소설 100% 다운로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각종 카페 게시판이나 자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이런 카페를 가면 웬만한 팬터지 소설을 다 공짜로 읽을 수 있다. 신간이 나온 지 일주일 정도면 벌써 텍스트가 올라 있을 만큼 신속해 다음 줄거리가 궁금한 독자들이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때로는 운영자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쭛쭛쭛 7~8권 있으신 분” 하는 식으로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면 곧 누군가 입력된 자료를 올려주거나 파일을 퍼올 수 있는 사이트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런 식으로 인터넷상에서 수백권의 팬터지 소설이 돌고 돈다.

지금까지 출판사들은 이런 ‘책 도둑질’을 알고도 눈감아 주었다. 카페 운영자들이 대개 중·고등학생들로 자신의 홈페이지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동호인끼리 돌려보는 수준을 넘어 조회 수가 500회 이상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대들 인터넷서 ‘책 도둑질’ 해도 너무하네!
‘묵향’ ‘비뢰도’ ‘마화사’ ‘매직나이트’ 등 인기 팬터지물을 보유하고 있는 명상출판사는 최근 ‘묵향’ 14권이 출간되자마자 인터넷 사이트에 텍스트가 불법유통되고 조회 수가 1만회를 넘어서자 법적 제재까지 강구하고 있다. 김병준 팬터지팀 부장은 “이런 일들이 한 사이트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비슷한 사이트가 1000군데도 넘으니 더 큰일’이라며” 아직까지 사이트 운영자에게 불법성을 알리고 이메일로 경고하는 수준이지만 상습적인 경우 법적 대응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반지의 제왕’을 펴낸 ‘황금가지’의 경우, 동호인들 스스로 불법저작물을 유통시키는 카페에 항의메일을 보내 그만두도록 유도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인터넷상에서 팬터지 소설 훔치기가 극성을 부리는 데는 팬터지 소설의 태생적 특징도 한몫한다. 팬터지 소설은 원래 PC통신을 통해 성장했다. 무명작가가 통신에 글을 올리면 독자가 평가해 주고 부족한 점을 수정·보완하면서 함께 작품을 완성해 가는 시스템이었다. 출판사는 나중에 통신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한 소설을 찾아 책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출판사가 이미 다 만들어진 원고를 일부러 통신에 연재한 후 출판하기도 해서 독자들은 인터넷상으로 팬터지 소설이 유통되는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다.

그러나 출판계는 인터넷상의 책 도둑질이 일부 팬터지나 무협·추리 소설에 국한되지 않는 점을 우려한다. 최근 핫이슈는 god의 영상화보집 도난사건. 이 화보집은 지난해 12월 출시 직전 인쇄소에서 도난당한 뒤, 팬클럽 사이트를 통해 퍼져나갔다. 저작권자인 ㈜다민엔터테인먼트측은 팬클럽 쪽에 무단게재한 불법저작물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단속에 나섰으나 이미 유포된 부분은 속수무책이었다. 인터넷 카페상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빈발하자 다음(daum.net)측은 불법저작물을 게시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방송대본, mp3, 뮤직비디오, 게임, 영화, 시 등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친목도모나 정보공유 목적으로 올릴 경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넣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책 도둑질은 도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국적 현실에서 인터넷상의 책 훔치기가 근절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간동아 322호 (p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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