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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하는 차마다 우승 … 모터카의 마술사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정비하는 차마다 우승 … 모터카의 마술사

정비하는 차마다 우승 … 모터카의 마술사
‘메커닉’(mechanic). ‘0.001초의 미학(美學)’으로 불리는 모터 레이싱에서 경주용 자동차(모터카) 전문 정비사를 가리키는 용어다. 메커닉은 경기 도중 눈 깜짝할 사이에 모터카의 바퀴 네 개를 갈아치우는 사람들. 카 레이서가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기 때문에 메커닉의 존재와 의미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메커닉업계에 새로운 돌풍이 불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모터 레이싱팀 이레인(E-Rain)의 공동 소유자이자 메커닉 팀장인 전홍식씨(34)가 돌풍의 주인공. 국내에서 모터 레이싱이 본격화된 지난 97년부터 2001년까지, 그의 정비팀이 속한 레이싱팀은 2000년 한 해를 제외하고 각종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2000년은 전씨가 독립을 준비한 기간. 하지만 다음해인 2001년 이레인은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단 2년 만에 종합우승을 하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결국 그가 조립하고 정비한 모터카는 모두 우승을 차지한 셈. 국제적으로도 거의 없는 일이다. 그에게 ‘우승 제조기’와 ‘모터카의 마술사’란 칭호가 붙은 것도 이 때문. 카 레이서들도 그의 차를 타기 위해 줄 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94년 무명의 카센터 직원으로 출발한 전씨는 겨우 8년 만에 국내 최강의 카 레이싱 팀 소유자가 됨으로써 메커닉업계의 기린아로 우뚝 섰다.

“대학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후 26세 때 카센터 수리공으로 들어갔어요. 6개월이 지나자 더 배울 게 없었죠. 그래서 레이싱 신생팀에 들어갔는데 1년이 안 돼 망했습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한 그는 지난 96년 4월 국내 최초로 호주 메커닉 관련 전문대학에 입학했고, 97년 후반기 돌아왔을 때는 이미 국내 최고의 메커닉으로 성장해 있었다.

“시속 300km로 달리던 모터카가 벽을 정면 충돌했는데 레이서가 상처 하나 없이 걸어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의 기술’이라고 칭찬하지만 제 마음은 갈갈이 찢어진 모터카만큼이나 아픕니다. 모터카는 제 살이고 피거든요.”

서른네 살의 나이에 국내 모터카 정비사의 대부 자리에 오른 전씨는 국내에 믿을 만한 ‘메커닉 전문 양성소’를 세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주간동아 321호 (p97~97)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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