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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권에 도전할 의사 있다”

김혁규 경남지사 …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참여, 3월까지는 최종 결정”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대권에 도전할 의사 있다”

“대권에 도전할 의사 있다”
김혁규 경상남도지사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지사는 1월23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우리 당 이회창 총재는 CEO 경험이 부족하지 않나 염려된다”면서 “지방에도 나라를 잘 이끌 만한 인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CEO 경험과 정치CEO 경험을 두루 갖춘 도지사가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경선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지사는 3월 말까지 대권 도전이나 지사직 재출마 여부 결정을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1월 초 회동 이후 당내에선 ‘김지사가 지사 공천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선 이런 관측을 일축했다. 김지사의 계속되는 저울질이 어떤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 그의 대망론에 거품은 없는지 그에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져보았다.

-대선에 출마하는가.

“3월중 대선 출마, 지사직 재출마, 정계은퇴 중 한 가지를 택할 것이다.”

-‘대권주자 이회창’을 평가한다면?



“이총재는 정직, 투명, 깨끗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다. 정치인으로서 상당한 노하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기업경영적 CEO 경험은 부족하지 않나 염려된다. 그분이 지도자가 되어 국가를 통치한다면 그런 점을 보완해 줄 사람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회창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이회창 대세론은 반DJ 정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는 살아 숨쉬는 생물이다. 사람은 제각기 생각이 다르니까 이총재가 반드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할 수 없다.”

-외부에 알려진 대로 이총재와 관계가 껄끄러운 것 같다.

“나는 당원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 나의 대권 출마설이 나옴으로써 (이총재의) 스태프들이 나를 기분 나쁘게 한 경우가 있었다. 나의 대권도전 의지를 희석하려는 발언도 있었다.”

-차기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민을 신바람나게 하는 것은 결국 경제다. 경제가 대단히 중요하므로 차기 대통령은 기업CEO 경험과 정치가적 CEO 경험을 겸비해야 한다. 도지사는 이러한 경험을 종합적으로 트레이닝하는 자리다. 멕시코의 폭스 대통령,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중국 장쩌민 주석, 대만 천수이볜 총리 등 지방 행정가 출신이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김지사 본인은 CEO 대통령 트레이닝을 잘 받았다고 보나.

“미국 뉴욕에서 사업을 해온 실물경제 경험을 살려 그동안 경남의 경제기반을 튼튼히 다져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전국의 무역수지 흑자 98억 달러 중 83%에 해당하는 78억 달러가 경상남도에서 발생했다. 농산물 수출의 경우 지사 취임 전 3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

-미국에서의 비즈니스 경력이 가발사업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처음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가발사업하면서 동종업계에서 일하던 박지원 전 청와대수석과 자주 만났다. 그러다 한국 재래시장 상인들이 즐겨 쓰던 ‘전대’를 응용해 ‘허리춤에 차는 소형 가방’을 특허내면서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미국 NBC방송의 ‘올해 최고 히트상품’에 선정되었고 내 아이디어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상품화됐다. 뉴욕한인회 이사장, 뉴욕경제인연합회장을 역임했다.”

-경남에 산업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누가 도지사가 되든 그 정도 성과는 달성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지난 3년간 도청이 유치한 기업은 5억7000만 달러 규모다. 8년 도지사 재임기간 동안 경남도청은 행정평가에서 최상위권에 들었다. 경남은 수년째 외국기업협회로부터 ‘기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진 곳’ ‘외국기업을 가장 많이 유치한 광역단체’로 선정되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왔고, 도정에 대한 도민의 지지도 절대적이다.”

-김지사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할 듯한데….

“유종근 전북지사가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 신선하게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경남에선 몰라도 전국적 인지도는 낮다는 평이다.

“조지아주 주지사 출신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출마할 때 아무도 그를 몰랐다. 그러나 뉴욕의 TV에 모습을 나타낸 이래 6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매스미디어가 많이 발전했다. 인지도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이 미국처럼 단기간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가.

“국민 60%가 차기 지도자로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 우리나라에선 언론도 중앙집권화가 많이 되어 중앙 정치인들만 주로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방에도 나라를 잘 이끌 만한 인물이 있다.”

-정치권에서 김지사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세’(勢)도 없이 어떻게 대권에 도전하나.

“내가 아직 결정하지 않고 발표도 하지 않으니까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만 있다. 내게도 뒷심이 있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 많은 국민과 정치인들이 지지해 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YS의 지원을 기대한다는 것인가.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지낸 원로다. 선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대선출마 결정을 왜 자꾸 늦추나. 유종근 전북지사는 벌써 했는데….

“나는 비즈니스를 오래 해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는 성격이다.”

-완전 경선제를 통한 광역단체장 공천에 대한 견해는?

“선거인단의 자유의사에 의한 투표가 이뤄지고 선택이 객관적이라면 반드시 그런 절차를 밟는 게 좋을 듯하다. ‘제왕적 총재’ 관행을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경남지사후보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나 YS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공천 과정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미칠지 잘 모르겠다.”

-더구나 연초 YS와 이총재의 만남에서 김지사 거취 문제가 거론됐다고 알려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이 ‘김혁규 지사가 잘하고 있는데 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느냐. 그것이 나와 연관된 것 아닌가’라고 이총재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총재가 ‘그런 것 아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경남지사 선거 판세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경남 도민을 상대로 최근 한 기관이 여론 조사한 것을 보니 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에도 지지율은 50% 선이었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20% 정도였다.”

-대선에 나갈 뜻이 확고하다면 3월은 늦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권 도전을 지사공천을 확실히 보장받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거나 아니면 경남지사는 떼논 당상이므로 대선 출마설을 자가발전해 보는 것은 아닌가.

“대선에 출마하라는 얘기는 도민들이 한 말이다. ‘작은 살림을 잘하는 사람이 큰 살림도 잘할 수 있다’며 출마를 권유하는 도민들이 상당히 많다. 반면 도지사로서 지금까지 추진한 일을 끝맺음하라는 여론도 있다. 양쪽 의견이 팽팽해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이다. 대권에 도전한다면 여러 방식을 생각하겠지만 절차를 밟아야겠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

-‘영남후보론’의 한 당사자로 거론되는데 영남후보론은 김지사가 몸담고 있는 야당 입장에선 야당 표만 깨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계층간·지역간 갈등이 심각하다. 내부 화합을 먼저 이룩해야 한다. 다음 지도자는 절차, 형식을 존중하면서 유연성 있게 갈등을 타협해 나가야 한다. 영남후보론은 국가 발전의 저해 요소라고 본다.”

-김지사의 나이는 62세다. 보궐선거에 출마해 중앙 정치권에 진출하거나 차차기 대권을 노려볼 생각도 있나?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그런 절차를 밟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공민권을 제한하는 발언은 아니지만 나 역시 차차기 대권은 나보다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YS 차남 현철씨의 정계 진출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있는데….

“김현철씨는 아버지 뒤에서 정치만 배워온 사람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현철씨는 한보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뭐라고 이야기할 일은 아니지만 현철씨는 올해 8월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주간동아 321호 (p24~25)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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