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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얼굴

한때는 잘 나갔던 미남 3총사

  • 정연경/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때는 잘 나갔던 미남 3총사

한때는 잘 나갔던 미남 3총사
40년도 훨씬 전인 1958년 덕수상고 3학년 때. 매일 뭉쳐 다니던 우리 삼총사는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여고생들과 짜릿하게 보내고 싶어 특급작전(?)을 세웠다. 수업을 마치고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던 학생주임과 청소년 선도위원의 눈을 피해가며 설렘 속에서 미팅을 나갔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여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그런데… 번지르르한 말은 고사하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자는 말조차 입에 올리지 못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눈 한번 마주치지 못한 채 가슴 떨며 미팅을 끝냈다.

여학생들 앞에서 언제 한번 말을 해봤어야 무슨 말이든 했을 텐데 그게 쉽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구겨진 청춘의 자존심을 이 사진에 담은 셈이다. 우리 셋 중 가장 잘 삐지는 김성룡이 별수없이 여자로 분장하고 내가 도령 복장을, 그리고 임수웅이 해군 복장으로 기분을 냈다.

모두 할아버지가 된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주간동아 319호 (p94~94)

정연경/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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