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9

2002.01.24

이병우 ‘My Beautiful Girl. Mari’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1-09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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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My Beautiful Girl. Mari’
    ‘뮬란’이나 ‘라이온 킹’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 어떻게 저토록 영상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음악을 사용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흥행에 성공하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연달아 히트한 경우도 적지 않다. ‘라이온 킹’의 ‘Circle of Life’나 ‘미녀와 야수’의 ‘Beauty and the Beast’, ‘인어공주’의 ‘Under the Sea’ 등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수준 높은 한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호평이 자자한 ‘마리이야기’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아마 그 적지 않은 부분은 음악 덕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병우가 작곡한 ‘마리이야기’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My Beautiful Girl. Mari’는 수채화처럼 서정적인 음향으로 가득 차 있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찬물에 귀를 씻어낸 듯한 느낌이다. 유희열과 성시경의 보컬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멋들어지게 융화된다. 특히 섬세한 사운드 디자인으로 ‘마리이야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해낸 ‘아이들의 잠수함’이나 목가적인 멜로디의 ‘첫 만남’ ‘바다의 비’ 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음악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병우 ‘My Beautiful Girl. Mari’
    ‘바닷가에서’ 한 곡을 뺀 전곡을 작곡하고 음반을 프로듀싱한 이병우는 듀엣 ‘어떤 날’의 멤버나 기타리스트로만 알려져 있다. 실제 그는 가수로 활동하다 빈 국립음악원과 피바디 음대에서 11년간 클래식 기타를 전공했다. 어쩌면 그가 걸어온 음악의 먼 길이 영화음악이라는 종착지를 향한 여정이 아니었을까. 뉴에이지와 재즈, 클래식의 분위기가 묘하게 혼재된 이 음반은 바로 음악인 이병우가 걸어온 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신선하면서도 건강한 음악의 상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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