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9

..

김이 모락모락 ‘만두’ 군침이 절로

  • < 백승국/ ‘극장에서 퐁듀 먹기’ 저자 > baikseungkook@yahoo.co.kr

    입력2004-11-09 14:1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이 모락모락 ‘만두’ 군침이 절로
    조사에 따르면 맥주는 평균 기온이 15℃를 웃도는 5월 초순부터 매출이 급상승한다. 이때는 낮 기온이 대략 22℃로 사람들이 서서히 더위를 느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입맛은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콧김이 올라올 정도로 날씨가 추워지면 만두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진다. 만두가게 앞 찜솥에서 올라오는 연기가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 이런 시각적인 따스함 때문인지 만두는 유난히 겨울에 사랑받는 음식이다. 장이모 감독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도 만두 때문에 이루어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등장한다.

    중국의 산골 오지마을에 살고 있는 열여덟 살의 쟈오디(장쯔이 분). 그녀는 우리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의 홍연(전도연 분)처럼 산골학교에 부임해 온 총각 선생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선생님을 위한 특별요리를 만들어낸다.

    당시 마을에서는 큰 공사가 있으면 부녀자들이 각자의 집에서 ‘공밥’을 지어 일하는 남성들에게 나눠주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디는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선생님이 먹길 바라며 ‘볶음만두’ ‘버섯만두’를 준비해 가장 예쁜 그릇에 담아 ‘공밥’으로 내놓는다. 하지만 선생님은 무심하게도 그녀의 요리를 기억해내지 못한다. 디가 잔뜩 실망한 얼굴을 하자, 남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버섯만두라며 고마움을 전한다. 그날 저녁 디는 부엌에서 열심히 버섯만두를 만든다. 결국 버섯만두는 디가 선생님을 한 번 더 만나볼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구실이 되고, 선생님 역시 그녀가 만든 만두를 통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소박하지만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말해주는 따뜻한 영화다.

    모두가 알다시피 만두는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자 어떤 부하가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水神)에게 제사지내야 한다고 진언했다. 제갈량은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사람의 머리 모양을 밀가루로 빚어 제사를 지내라”했고, 그대로 했더니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있는데 이것이 만두의 시초라고 한다.



    한국에는 조선 영조 때 사람 이익의 글에 만두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 이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겨울 특히 정초에 먹는 절식이며, 경사스러운 잔치에는 특히 고기를 많이 넣은 고기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