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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이 뽑은 2001년의 영화

최고 영화에 ‘고양이를 부탁해’ 등 세 편 공동 영예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최고 영화에 ‘고양이를 부탁해’ 등 세 편 공동 영예

최고 영화에 ‘고양이를 부탁해’ 등 세 편 공동 영예
영화를 보는 데 남성의 시선과 여성의 시선이 따로 있을까? 여성문화예술기획이 매년 주최하는 ‘여성관객 영화상’은 남성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영화 현실을 진단하기 위해 여성관객의 집단적인 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하여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는 매년 여성관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해 개봉영화를 비평함으로써 실제 한국영화의 여성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1년의 여성관객들은 여성의 이미지가 가장 바람직하게 묘사된 영화로 ‘고양이를 부탁해’ ‘엽기적인 그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뽑았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와 조폭영화가 한국영화 관객점유율 40% 시대를 주도한 2001년, 여성들의 현실적 조건을 비추고 여성의 욕망과 쾌락에 말을 거는 영화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졌다는 것이 중평. ‘최고의 영화’ 부문에 선택된 세 편의 영화가 다른 영화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여성들을 전혀 성적으로 대상화하지 않았다는 점. 이것과 더불어 여성관객들은 ‘고양이를 부탁해’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보여주는 여성들의 삶과 일상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주체적인 여성의 재현을 ‘최고의 영화’로 뽑은 근거로 제시했다.

또 다른 관심거리는 ‘최악의 영화’ 부문. 여기에는 ‘썸머 타임’과 ‘조폭 마누라’ ‘친구’가 선정되었다. ‘썸머 타임’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은 이 영화가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새로울 것이 없는 에로영화의 틀 안에서 여전히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데 영화의 대부분을 할애했기 때문. 남성들의 낭만적인 우정 신화를 구축하기 위해 여성의 존재를 단순화한 ‘친구’ 역시 여성관객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강한 여성 주인공을 등장시킨 ‘조폭 마누라’가 2위를 차지한 것은 주인공의 강함이 현실적 조건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조폭 장르의 변용이라는 측면에서만 구성되었다는 점과 내러티브상 ‘모성과 조직의 법’ 간의 위험한 줄타기에서 결국 모성을 포기한 결말이 여성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거부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고 여자배우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 최고 남자배우는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과 애니메이션 ‘슈렉’의 초록괴물 슈렉이 선정되었다.



주간동아 317호 (p80~80)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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