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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살리기 … 신바람난 ‘아줌마 부대’

굴포천 살리기 … 신바람난 ‘아줌마 부대’

굴포천 살리기 … 신바람난 ‘아줌마 부대’
아줌마들은 극성이다. 자식 좋은 학교 보내는 데도 극성이고 버스 자리 맡기에도 극성이다. 그게 전부일 거라고? 아니다. 인천 부평구의 팬더아파트 부녀회 아줌마들은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 환경 가꾸는 일에 극성이다. 이름보다 아파트 호수로 서로를 부르는 게 훨씬 편하다는 이들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장갑과 장화로 중무장하고 동네를 흐르는 굴포천 청소에 ‘극성스럽게’ 나선다.

부녀회장 김영옥씨(39·왼쪽에서 두 번째)는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걸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가까운 집 주변에서부터 온 지구까지. 이제는 설거지물 한 방울도 쉽게 못 버리겠어요.”

굴포천은 인구 55만명이 밀집한 부평구를 관통하는 하천.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넘쳐나던 이 개울은 그나마 2002년이면 물이 완전히 차단돼 거대한 웅덩이로 변할 예정이다.

생명이 끊기는 굴포천을 예전처럼 다시 물고기가 뛰노는 생활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여 결성한 것이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시민모임의 주력부대인 이들 부녀회원은 청소 행사 때마다 선두에 나선다. 악취가 진동하는 개울바닥을 누비면서 비닐이며 플라스틱 병, 폐타이어 같은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일이 만만할 리 없다.

“대형 쓰레기봉투가 40개씩 가득 차곤 하죠. 옷에 밴 냄새는 빨아도 안 지더라고요.” 처음 청소에 나간 날 구토가 나 저녁식사도 못했다는 윤해자 주부(39)지만, 다음에는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나가 ‘살아 있는 환경교육’을 시킬 참이다. “어깨띠 두르니까 꼭 미스코리아 같지 않아요?” 부녀회 주부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며 시원스레 웃어 보인다. 제 한 몸만 신경 쓰면 그만인 미스코리아들보다 훨씬 보기 좋은, 그 이름도 당당한 ‘대한민국 아줌마’다.



주간동아 2001.12.13 313호 (p101~101)

  •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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