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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미리 보는 2002 월드컵

4-4-2냐 3-5-2냐

각국 포메이션, 승부 못지않은 관심사 … 프랑스·브라질 등 전통의 강호 4-4-2 고수

4-4-2냐 3-5-2냐

4-4-2냐 3-5-2냐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지존을 가리는 경연장이다. 또한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씩 ‘축구전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역대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의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비보다 공격’ ‘투지보다 기술’ ‘체력보다 속도’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유로2000과 2001년 컨페더레이션컵에서 나타난 세계 축구의 신조류 역시 ‘속도의 급상승, 기술의 정밀화’로 압축된 바 있다.

흔히 포메이션(formation)을 전술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포메이션은 전술의 일부로 보는 것이 맞다. 축구에서 포메이션이란 전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0명의 선수(골키퍼 제외)를 포진시키는 방법인 반면, 전술은 개인전술, 부분전술, 팀전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축구 포메이션은 ‘1-9’였다. 이것은 1860년대 잉글랜드에서 축구가 처음 시작됐을 때 쓰인 방법으로 수비수 1명을 빼고 모두 공격에 가담하는 방법이다. 자연히 수비가 불안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의 포메이션은 실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해서 ‘WM’(3-2-2-3·공격은 W, 수비는 M과 닮았다는 데서 유래)과 2-3-5가 등장했다. 특히 2-3-5의 변형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가 준우승을 차지할 때 사용한 포메이션으로 당시 한국은 헝가리에 0대 9로 대패한 바 있다.

1950년대부터 다양한 포메이션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은 4-2-4와 4-3-3으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잉글랜드는 4-4-2를 자체 개발해 안방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가 이른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라는 수비시스템을 개발해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것은 4명의 수비라인 뒤쪽에 리베로(스위퍼)를 두는 것이다.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토털사커’를 선보였는데, 이것은 세계 축구사에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이때부터 축구에서 공격과 수비의 형식적 구분이 사라지고, ‘전원 공격, 전원 수비’ 시대가 열렸다. 현대 축구의 핵심 개념으로 볼 수 있는 ‘속도와의 전쟁’도 그 뿌리를 따지고 보면 네덜란드가 주도한 셈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3-5-2 포메이션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압박축구’가 유행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FIFA(국제축구연맹)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면서 새로운 4-4-2 포메이션이 ‘전가의 보도’로 등장했다. 브라질과 프랑스는 바로 4-4-2를 효과적으로 운용해 1994년과 1998년 월드컵을 제패했다. 또한 4-4-2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22개국(‘표1’참조)이 사용하는 당대 최고의 포메이션이다.

4-4-2는 흔히 ‘기마전술’에 비유된다. 윙백의 기동력이 중요한 데다 활용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브라질은 미드필드 4명이 일자로 포진하는 반면, 네덜란드는 다이아몬드 형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프랑스는 스트라이커를 향해 피라미드 모양으로 포진한다. 그렇다면 2002 월드컵에서는 어떤 포메이션이 정상에 오를 것인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4-4-2가 우세하고, 3-5-2가 도전하는 형세다. 4-4-2를 쓰는 팀 중 프랑스, 잉글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브라질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특히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우승 멤버가 건재한 데다 앙리, 트루제게, 윌토르 등이 급성장해 2연패를 노릴 만하다. 다만 1998년까지 무패를 자랑했던 중앙수비진의 두께가 얇아진 것이 고민이다.

잉글랜드는 간판스타인 베컴과 오웬의 활약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듯하다. 유럽지역 예선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두 선수가 제 기량을 펼치면 세계 정상 팀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빠져도 잉글랜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같은 이유로 스페인은 라울, 포르투갈은 피구의 컨디션이 우승전선의 최대 변수다.

3-5-2 포메이션을 쓰는 팀 가운데서는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주목할 만하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에서 라이벌 브라질에 압도적 우세를 보이며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고 있다. 바티스투타와 크레스포가 지키는 최전방과 오르테가, 베론 등이 뛰는 미드필더는 세계 최강으로 평가된다. 반면 독일은 전통적으로 공격보다 수비가 강하다. 중앙수비수 칸을 축으로 링케와 레흐머가 지키는 최후방은 이번에도 철벽을 자랑하고 있다.

3-4-1-2 포메이션으로 새롭게 무장한 이탈리아도 ‘복병’으로 꼽힌다. 인자기와 델피에로가 맡는 공격진과 토티가 지휘하는 미드필드, 말디니, 네스타, 칸나바로가 버티는 수비진 모두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갖추었다. 이 밖에 2002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의 3-4-3, 터키의 3-6-1도 축구팬들에게 재미를 더해줄 듯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한 뒤 세계 축구는 공수의 폭이 30∼40m 이내로 좁혀지는 대변화가 생겼다. 1994년 미국월드컵 이후에는 ‘공간’과 ‘속도’가 축구의 신개념으로 등장했으며,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아트축구’의 바람을 몰고 왔다. 그렇다면 2002 월드컵은 또 어떤 ‘열풍’을 일으킬 것인가.







주간동아 2001.12.13 313호 (p74~75)

  • < 육성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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