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2

2001.12.06

잘 나가는 치과의사 ‘중매쟁이’ 겸업’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12-02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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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는 치과의사 ‘중매쟁이’ 겸업’
    동종업계 납세실적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잘 나가는’ 치과의사가 사이버 공간에서 중매쟁이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월 사이버 공간에 처음으로 신고식을 마친 인터넷 결혼중개업체 ‘메리-이 닷컴’(www.Marry-e.com)의 운영자는 엉뚱하게도 개업 치과의사 이명중씨(45).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안정된 소득이 보장되는 의사가 뭐가 답답해서”라는 질문이 이제 지겹기까지 하단다. 그래도 굳이 말하라면 “재미있고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가 대답의 전부.

    “20년 동안 의사와 환자로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너무 피상적이고 도식적이란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진정한 만남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인 결혼 상대를 찾아주는 일을 하기로 했죠.” 그가 사이버 공간에 보금자리를 튼 이유도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다. 기존 결혼중개업체의 외형적 조건 따지기는 인생을 함께할 진정한 ‘인연의 끈’을 만드는 데 방해만 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래서 그의 중매 사이트는 개인 회원이 온라인에 신상명세를 올려놓으면 다른 회원들이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상대를 직접 찾아 e메일로 데이트를 신청하도록 구성돼 있다. 이씨가 개입하는 부분은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분류해 커플 사이의 성공률을 컴퓨터로 계산해 제공하는 것과 인생의 대선배로서 편지를 띄우고, 답장을 써주는 게 전부다.

    “독신이면 누구나 짝을 찾을 수 있는 ‘글로벌 사이트’로 만들려고 합니다. 올해 안에 국내외에서 1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미국 일본 중국 등 10여개국에 해외 지점망도 만들 겁니다.” 엉뚱한 부업을 가진 치과의사답지 않게 그의 꿈은 당차고 야무지다. 너무 쉽게 헤어지는 풍토가 안타까워 ‘애프터서비스’까지 보장해야겠다는 그의 넉살이 밉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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