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1

2001.11.29

“국내 발레계여 아듀~”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1-24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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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발레계여 아듀~”
    국립발레단 팬들에게 서운한 소식이 하나 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23)을 내년부터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지영은 해외 발레단 입단을 물색하기 위해 올해를 마지막으로 국립발레단을 떠난다.

    “97년부터 몸담았던 국립발레단을 떠나 해외 발레단으로 간다는 사실이 약간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자리에 안주하면 언젠가는 팬들이 더 이상 저를 보러 오시지 않는 날이 올 거예요. 저는 더 커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진출이 쉬운 일은 아니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도전해 보고 싶어요.”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김지영은 열아홉 나이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라 5년간 부동의 주역 자리를 지켰다. 특히 지난 98년 김용걸과 함께 파리 국제발레콩쿠르의 2인무 부문에서 1등상을 수상한 것은 지금도 한국 발레의 쾌거로 일컬어진다. 이때의 공로로 김지영은 대한민국 문화훈장 화관장을 받았다. 당시의 파트너였던 김용걸은 현재 파리오페라 발레단에서 활약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유학한 후 한국에 와 바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습니다. 이제는 시야를 넓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해외의 어떤 발레단으로 진출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제게 맞는 단체이고, 또 비전이 있는 곳이라면 군무로라도 입단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김지영의 결심을 듣고 나서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오히려 환영해 주었다고 한다. “단장님 본인이 무용수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제 생각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셨어요. 해외 발레단에 입단한 후에도 스케줄이 허락되고 국립발레단에서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한국 무대에 다시 서고 싶습니다.”



    김지영은 발레리나 특유의 부러질 듯 가냘픈 몸매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나는 운명을 믿으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은 발레이기 때문에 이 길을 간다”고 당당히 말하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다부졌다. 김지영은 12월18~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호두까기 인형’ 무대에서 국내 팬들과 작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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