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0

2001.11.22

“환자 다루듯 미술품도 정성껏 다뤄요”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1-23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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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다루듯 미술품도 정성껏 다뤄요”
    꼭 해야 하는 일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 아닐까. 그런 면에서 갤러리 코리아의 최락원 관장(49)은 행복한 사람이다. 신경외과 개업의인 그는 전문가 이상의 안목을 자랑하는 미술 수집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술품 수집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광화문에 42평 규모의 ‘갤러리 코리아’를 열었다.

    “화가가 되기 위해 고3 때까지 미술 수업을 받았지만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지요. 그러나 꿈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주말마다 화랑을 돌며 그림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11월7일부터 시작된 갤러리 코리아의 개관 전시회는 ‘우크라이나 회화전’. 최관장이 6, 7년간 모아온 러시아 회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회다. 한국 작가들의 그림을 수집하다 해외로 눈을 돌린 최관장은 개방의 물결이 휩쓸고 있는 러시아 지역을 주목했다. 틈만 나면 좋은 그림을 찾아 러시아 전역을 헤맸다. 시베리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돌아다닌 도시가 너무 많아 이제는 이름도 다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고.

    “우리는 파리를 중심으로 한 서구 미술에만 익숙하지만 칸딘스키, 샤갈, 레핀 등 러시아가 배출한 근현대 회화의 거장은 수없이 많습니다. 러시아 화가들은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고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그림을 보면 청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또 미술교육의 기초가 철저하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휴일마다 그림을 찾아 국내외로 돌아다니는 가장에 대한 가족의 원망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다’는 최관장의 고집에 한풀 꺾인 상태라고. “아이들이 그림을 공부하고 있어 가정을 소홀히 한 데 대한 미안함은 좀 던 것 같다”며 그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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