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9

2001.11.15

끊임없는 도전 ‘발레계의 모험가’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1-22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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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는 도전 ‘발레계의 모험가’
    “발레 공연을 36회나 계속하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실이 참 힘드네요.”

    호암아트홀에서 만난 안무가 제임스 전(42)은 많이 지쳐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36회 공연을 목표로 지난 10월6일 의욕적으로 막을 올린 서울발레시어터의 공연 ‘웨어하우스’가 10월28일 28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1, 2회의 단발성 공연이 대부분인 무용계에서 28회의 발레 공연은 최장 기록이다. 그렇지만 제임스 전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저는 예술은 종교와 같다고 배웠습니다. 예술은 정신의 양식이라는 거죠. 사람들은 교회에 내는 헌금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아직 우리는 돈 내고 예술작품을 관람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동안 발레단의 수준은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체계적인 뒷받침이 정말 아쉽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프리마 돈나였던 아내 김인희씨와 서울발레시어터를 창단한 것이 1995년. 현재 김인희씨가 단장, 제임스 전이 상임안무가로 7년째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도시의 불빛’ ‘사계’ 등 세련된 현대발레 작품들로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고정팬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공연수입으로만 발레단을 운영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레슨과 후원회비가 발레단의 주된 수입이다.

    “우리 작품을 만들어 외국에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서울발레시어터를 창단했습니다. 이번에 제 안무작인 ‘생명의 선’을 미국에 수출합니다. 작품료를 받고 작품을 판 거지요. 이제 시작입니다.”



    제임스 전은 스스로도 모험인 것을 안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이 같은 모험에 성공해야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직업을 줄 수 있습니다.” 그는 한마디 한마디에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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