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7

2001.11.01

‘반상 월드컵’ 한국 우승전선 ‘이상 무’

최철한 3단(흑) : 고바야시 9단(백)

  • < 정용진 / 월간 바둑 편집장 >

    입력2004-11-16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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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상 월드컵’ 한국 우승전선 ‘이상 무’
    영원한 축구강국 브라질은 휘청대고 있지만 한국바둑의 우승전선은 이상없다.

    한국바둑은 91년 국가대항 단체전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농심배 세계바둑 최강전은 세계바둑계를 정립(鼎立)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이 각 5명씩 대표기사를 출전시켜 한 사람이 질 때까지 넉다운 토너먼트제로 벌이는 반상 월드컵이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된 이 반상 월드컵에서 첫 주자로 나선 소년기사 최철한(16) 3단이 시작부터 중국의 샤오웨이강(邵火韋剛) 9단과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을 연속 격파하며 2연승을 올려 최강 한국의 우승전선에 청신호를 켰다. 최3단은 작년에도 첫 주자로 나서 3연승을 거둬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어진 대국에서 중국의 2번 주자 뤄시허(羅洗河) 8단에 져 3연승에는 실패했지만 1번 주자로서 제 몫 이상을 했다.

    고바야시 9단이 누구인가. 조치훈 9단과 더불어 일본바둑을 양분한 간판스타가 아닌가. 일본의 주장으로 맨 마지막에 출전함직한 백전노장이 한국 소년기사의 예봉을 꺾으려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번을 자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비장의 고바야시 카드’도 소년기사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흑1에 백2는 절대. 흑‘가’ 귀를 파이는 날이면 우하변 백 두 점이 위험해진다. 다음 흑이 좌상변 백진을 어떻게 삭감하느냐에 이목이 모아졌는데, 과감하게도 흑3으로 깊숙이 뛰어들었다. 백도 4로 강화하지 않고서는 흑을 마음놓고 공격할 수 없다.

    흑5, 백6은 예정된 수순. 이때 흑‘나’ 따위로 이단 젖혀 귀살이를 하지 않고 흑7·9로 곧장 패를 걸어간 수가 소년의 패기. 흑11이 우변과 하변의 허약한 백대마를 추궁하는 절묘한 팻감으로(이에 백‘다’나 15로 응수하는 것은 흑‘라’나 12로 맞끊겨 무수한 팻감을 허용한다) 흑19까지 우하변을 통째로 집으로 굳히면서 동시에 하변 백대마를 위협하고 있어 여기서 기선을 잡았다.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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