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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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선수들 화려함 뒤의 고행

  • < 안성찬/ 스포츠투데이 골프 전문기자 > golgahn@sportstoday.co.kr

    입력2005-01-03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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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 선수들 화려함 뒤의 고행
    프로골퍼들은 돈을 잘 벌까. 박세리나 타이거 우즈를 보면 언뜻 골퍼를 ‘준재벌’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을 파고들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주목받는 몇몇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투어생활은 고행 그 자체다.

    이들은 매주 비행기를 갈아타고 대회가 열리는 장소로 날아간다. 일주일에 4일은 경기를 하고 하루는 연습 라운드를 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세탁소를 찾아 빨랫감을 처리하거나 그도 안 되면 직접 손빨래를 해야 한다.

    연간 벌어들이는 상금은 각기 다르지만 모든 선수들은 상당한 개인경비를 지출해야 한다. 비행기표와 숙박비는 물론, 전문캐디를 쓰면 이들에게도 꼬박꼬박 급료를 줘야 한다. 상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선수는 빚을 얻어서라도 경비를 써야 한다.

    올 시즌 미국에서 성공적인 경기를 가진 최경주(31). ‘톱10’에 4번이나 들어 72만 달러 가량의 상금을 챙겼지만 경비를 제외하면 약 20만 달러 정도 남았다고 한다. 지난 4일 일시 귀국한 최경주는 “투어 프로들은 마치 서부영화에 나오는 총잡이처럼 먹잇감을 찾아 항상 돌아다녀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최경주는 상금을 벌지 못하면 우선 살고 있는 임대주택 규모부터 줄여나가는 식으로 적자를 메운다. 그는 언젠가 마련할 ‘행복한 내 집’을 상상하며 어둠이 내릴 때까지 샷을 다듬는다고 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늘 경제적 어려움이 투어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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