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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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본질은 아시아에 있다”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입력2004-12-30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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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본질은 아시아에 있다”
    아리안 므누슈킨은 역대 유럽연출가상 수상자들인 피터 부룩, 피나 바우시, 레프 도진 등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널리 존경받는 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연극의 거장이다. 연극을 통해 민중을 일깨우며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서사극의 창시자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닮았다. 1939년 러시아 출신의 유명 영화감독인 알렉산드르 므누슈킨의 장녀로 파리에서 출생한 그녀는 1959년 파리 대학생 연극회를 창설하고 1961년 앙리 보쇼의 ‘칭기즈칸’을 연출하면서 본격적인 연출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리안 므누슈킨의 작업은 64년 태양극단 설립 이후 ‘연극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끊임없이 새롭게 전개되었다. 신화적 작품이 된 ‘1789’와 ‘황금시대’는 ‘환경연극’이라는 양식과 공동창작의 완성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1980년대 초반 셰익스피어 연작들을 통해 다문화 또는 간문화적 연극의 가치를 제시했다. 므누슈킨이 특별히 아시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시아적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것도 단순히 이국적인 취향을 차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연극의 본질이 아시아에 있다고 믿는다. “서양연극의 형태로는 더 이상 관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말하며 틈날 때마다 배우들과 함께 아시아 여행에 나서는 그녀는 60년대에 한국에서 1년 정도 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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