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1

2001.09.13

“쿼터제 폐지할 때 아니다”

  • 입력2004-12-17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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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쿼터제 폐지할 때 아니다”
    -한국영화가 시장점유율 40%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 이상 스크린쿼터가 필요 없는 때가 온 것 아닌가.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가 될 때까지는 쿼터제를 유지할 것이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 말은 ‘40%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까지’로 이해해야 한다. ‘친구’ 같은 영화가 2개쯤 연달아 나오면 금방 50%도 되지만 아직은 우리의 영화산업 토대가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다. 한시라도 빠질 수 있는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쿼터제가 흔들리면 영화산업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우리에게 스크린쿼터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스크린쿼터의 의미는 수치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 영화시장의 80∼90%를 장악한 상황에서(이건 인류에게 재앙이나 다름없다) 영화독과점 현상에 대한 유일한 견제장치이며, 영상문화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이다.”

    -해외에서 한국의 스크린쿼터 운동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할리우드 영화를 자유롭게 상영하는 나라에서 자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는 나라는 프랑스와 일본, 그리고 한국뿐이다. 그 중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곳은 우리 나라뿐이다. 최근 여러 국제기구에서 우리를 초청해 성공 사례를 듣고 싶어하고, 아시아 지역 영화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와서 국회를 설득해달라고 부탁했다. 최근에 내한한 중국의 첸 카이거 감독은 ‘오로지 한국 내에서만 한국영화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국제적으로 연대하는 데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외교적으로 적극 알리고, 아시아 지역 영화본부를 만들어 각 나라의 영화작가를 키우고 토대를 만드는 데까지 우리가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커갈 때 쿼터제를 폐지해 제동을 걸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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