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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즐겁다

영어교사, 일석이조의 영어수업

영어교사, 일석이조의 영어수업

요즈음 중·고교 영어교사들에게서 영어회화 수련에 관한 문의가 많이 온다. 명색이 영어 선생인데도, 미국인과의 대화가 제대로 안 되는 것 때문에 자존심이 무척 상한다는 것이다. 이해가 가는 얘기다.

그런데 영어교사의 경우 회화를 위한 기본 준비가 거의 다 되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연습방법만 제대로 택하면 이른 시일 내에 꽤 수준 높은 회화를 할 수 있다.

어휘력도 괜찮고, 옛날식이긴 하지만 문법도 갖추었고, 독해도 정확한데, 다만 오랜 기간 ‘따지기식 수업’을 해온 후유증으로 좋지 않은 영어 습관들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회화가 안 되는 것뿐이다.

이 습관들을 교정하고 영어엔진만 제대로 정비하면 금방 훌륭한 회화실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당장 미국인과 회화 연습하기를 원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연스러운 영어감각을 귀와 입으로 흡수하고, 영어엔진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훈련을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회화가 잘 안 되는 상태로 무작정 미국인과 대화연습을 시작하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도 없이 주눅만 들어 회화 공포증만 생기기 쉽다.



교사들의 훈련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날마다’ 하는 영어수업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우선 수업방법부터 바꿔야 한다. 옛날식으로 ‘따지기 수업’을 계속하는 한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영어공부혁명’ Chapter18에서 제시한 ‘수업모델’ 같은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교사 자신의 영어감각이 원어민식으로 서서히 바뀐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실에 들어갈 때 교과서를 들고 들어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전히 외워 들어가는 것이다.

수업이 재미있는 것은 물론, 같은 내용을 몇 차례씩 반복 수업하는 동안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귀와 입에 완전히 자동화되어 웬만한 회화 정도는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또한 Chapter20에서 말한 것처럼 e-mail 등을 통해 ‘학생들과 영문편지 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아주 좋다.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자신의 영어 표현력이 엄청나게 좋아진다.

이와 함께 교실에서 사용하는 ‘수업진행 언어’도 웬만한 것은 영어로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교사용 지침서에 나와 있는 ‘Classroom English’를 참고로 해 간단한 말부터 서서히 영어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좋다. 물론 처음에는 좀 쑥스럽기도 하고 실수할까 봐 두렵기도 하겠지만, 평소 영어를 사용하는 습관을 갖지 않으면 아무리 회화를 하려고 해도 결국은 벼르기만 하다가 못하고 만다.

정리하면, 영어교사의 수련법은 자신이 맡은 영어수업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요점이다. 학생들에게도 좋고, 자신에게도 좋은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실행하느냐 안 하느냐’다.



주간동아 2001.09.06 300호 (p107~107)

  •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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