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0

2001.09.06

어린이 독자 급감 … 40대 ‘그때 그 시절’을 잡아라!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2-16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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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독자 급감 … 40대 ‘그때 그 시절’을 잡아라!
    만화왕국 일본이 고민에 빠졌다. 출판의 오랜 불황 속에 만화 매출도 급감하였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와 출판과학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99년 만화(단행본과 문고) 매출액은 2302억 엔(약 2조3000억 원). 전년도보다 7% 줄어든 것이고 95년, 97년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큰 폭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이처럼 불패를 자랑하던 일본 만화출판시장이 침체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소자화(少子化)에 있다. 아이를 적게 낳다 보니 만화책을 읽을 어린 독자들이 감소한 것이다. 인구감소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아이들 앞에는 만화보다 흥미로운 놀잇감이 널려 있다. 전년 대비 만화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95년과 97년은 각각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포켓몬스터가 발매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해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만화책보다는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속수무책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빼앗기고 있는 만화출판계가 새롭게 눈을 돌린 것이 일본의 단카이세대(1940년대 후반 베이붐 시대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말)다. 중년이 된 이들은 컴퓨터보다는 책에 익숙하고 어릴 때부터 만화를 즐겨 보았기 때문에 만화에 대한 친밀도가 매우 높다. 이들이 결혼을 전후로 잠시 만화에서 멀어졌다가 40대에 접어들면서 생활이 안정되자 다시 만화책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일본 출판계는 아저씨 팬들을 겨냥한 만화 재출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쇼각간 출판사가 과거 히트작 중심으로 내고 있는 ‘블루 코믹스’ 시리즈가 인기다 ‘거인의 별’ ‘내일의 조’ ‘인간교차점’ 등 제목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일본의 대표 만화들이 줄줄이 재출간되었다. 아저씨 부대가 만화왕국 일본의 체면을 지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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