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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회고록’ 정가에 돌풍 예고

5공 이후 정치 이면 두 권으로 정리… 이회창 총재 부분 “가감없이” 여운

‘허주 회고록’ 정가에 돌풍 예고

‘허주 회고록’ 정가에 돌풍 예고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회고록을 집필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연 긴장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허주는 회고록에 과연 어떤 내용을 담을까.

“10·26 이후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정당인으로, 정치인으로 관여해 온 얘기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담담하게 정리하겠다. 현대사의 밝혀지지 않은 이면사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은가.”

김대표의 첫마디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는 처음부터 ‘밝혀지지 않은 이면사’를 강조했다.

본인의 표현대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거나, 바뀌는 현장에 있었던” 관계로 회고록에 담을 이슈나 소재는 다양하다. 김대표는 많은 양을 깔끔하게, 또 눈에 띄게 담으려다 보니 1·2권으로 나누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허주는 먼저 정치 입문부터 6·29를 중심으로 한 5공 말기까지를 자신의 정치 전반기로 규정, 1권의 회고록에 정리키로 했다. 첫번째 ‘킹메이커’로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정점에 올려놓은 6공(노태우 정권) 출범부터 최근까지, 그리고 내년 대선에 대한 자신의 구상은 2권에 정리할 계획이다. 정치권을 긴장시키는 것은 바로 이 2권. 한 측근은 “지난 20여 년을 되돌아보는 순수한 의미의 집필이기도 하지만 내년 선거와 관련한 ‘허주 구상’의 보완재 성격도 갖는다”며 2권이 갖는 의미를 풀이한다.

2권의 출간 예정일은 내년 4월. 이 일정을 맞추기 위해 1권의 집필을 뒤로 미뤘다. 말하자면 하편을 먼저 내놓는 셈이다. 내년 4월이면 여야가 대선 후보 선출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세 대결을 벌일 시기다. 그만큼 예민한 시기다. 허주 회고록은 그 중심을 관통한다.



출간시기를 내년 4월로 못박은 이상으로 눈길이 집중되는 것은 회고록의 내용이다. 3당합당, 김영삼 대통령 후보 추대, 92년 대선, 김종필의 민자당 탈당(95년), 96년 총선 및 97년 대선, 2000년 총선 등은 일단 회고록의 골격을 유지하는 핵심 이슈들이다. 여기에다 김영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이수성 이홍구 전 총리,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등의 영입과 정치활동에 얽힌 일그러진 자화상들을 담담하게 써 내려갈 계획이다.

허주의 측근들은 은연중 이 부분에 힘을 준다. 회고록에 언급할 사람의 상당수가 내년 대선 열차에 직간접적으로 몸을 실을 현역 정치인들이다. 허주 회고록은 가장 중요한 때 ‘과거사 공개’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측근은 “회고록을 공개할 경우 ‘대선 열차’에서 중도하차하거나 심한 내상을 입을 인물도 있을 것이다”고 강조한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김대표가 의도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특정인에게 네거티브한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이회창 총재다.

회고록에서 이총재와 관련한 부분은 ‘신의와 인간성’으로 집약된다. “밥 먹듯이 이뤄지는 게 정치판의 배신이라지만 거기에도 최소한 ‘신의’와 ‘격’이 있어야 한다.” 허주의 한 측근이 던진 이 화두는 허주와 이총재와의 협력과 갈등, 그리고 이총재에게 배신당한 한(恨)을 그대로 표현한다. 허주는 이총재와의 지난 7년 애증을 가감없이 회고록에 담을 예정이다. 95년 이총재 영입, 대세론 형성, 신한국당 총재와 대선 후보 만들기, 대선 출마, 대선 패배, 98년 총재 복귀, 이후의 갈등과 불화, 2000년 총선 공천 탈락 등이 주요 소재다. 이런 이슈들을 어떤 각도에서, 어떤 색깔로 채색하는지에 따라 정치인 이총재의 이미지는 하늘과 땅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측근들은 또 다른 각도에서 이총재의 아킬레스건을 회고록에 담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른바 이총재의 97년 대선 자금 부분이다. 허주는 이 문제에 대해 머리를 가로젓지만 민국당 관계자들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허주는 지난 총선 패배로 20년의 정치가 매도되는 ‘실패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혔다. 허주는 이 한을 가슴에 묻었다. 그 한을 품은 채 필봉을 휘두르는 허주 주변에는 냉기가 가득하다. 회고록이 몰고 올 폭풍이 예사롭지 않은 듯하다.



주간동아 2001.08.23 298호 (p29~29)

  • < 김시관 기자 >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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