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4

2001.07.26

속세 탈출 禪의 세계로 … ‘으랏차차 선무도’

  •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 글·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입력2005-01-10 14:5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속세 탈출 禪의 세계로 … ‘으랏차차 선무도’
    격렬하지 않되 빠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날아갈 듯 사뿐한 강약과 완급의 어우러짐이 후텁지근한 여름 낮 공기를 가른다.

    선무도(禪武道). 달마선사에게서 선가에 비전(秘傳)해 온, 깨달음을 위한 실천적 수행방법이라 했다. 포교를 위해 일찌감치 산문(山門)에서 내려온 뒤 그 맥이 끊겼다가 30여 년 전부터 다시 대중의 건강법으로 자리매김중인 선무도지만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하지 않는다.

    때문에 엄격한 수련법이 유난하다. 새벽 4시에 깨어 예불부터 올리고 좌선과 조깅으로 몸을 푼다. 예불을 빠뜨린 수련생은 3000배를 피할 수 없다.

    다른 수련생들까지 하루 세 끼를 꼬박 굶는 공동책임을 진다. 아침공양 후 경내를 정돈하고 불교 교리강좌를 거친 후에야 오전 수련을 허락한다.

    108배 참회기도와 오후 수련도 곧 이어진다.



    1500년을 이어온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 경주 골굴사(骨窟寺). 녹음 우거진 이 선무도 도량에서 자신과의 싸움에 한창인 수련생들의 열기는 그칠 줄 모른다.

    무엇을 위함인가. 파르라니 깎은 머리와 몸이 땀범벅이 될수록 더욱 맑아지는 정신. 무(武)를 단련할수록 더욱 가까워지는 선(禪).

    몸과 마음과 호흡의 조화가 주는 심신의 평화가 어찌 이들만의 바람일까. 속세는 오늘도 한없이 속되고 시끄러운데….

    * 경주 골굴사 인근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 아래에서 한 수련생이 선무도를 연마하고 있다.



    시사포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