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0

2001.06.28

제자리걸음 남북관계 대북정책 지지도 하락

“국민 다수가 반대” 3분의 2 응답

  • < 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정치심리학 박사 > kyuno@randr.co.kr

    입력2005-02-11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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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지 1년이 지났다. 남북문제처럼 단기간에 우리 국민을 감격시키기도 하고 또 실망시키기도 하는 사건도 흔치 않지만 지난 1년간 남북관계와 관련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변화를 보면 그 정도 차이가 무척이나 크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96%의 응답자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였지만 올 6월 조사에서는 지난 1년간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었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51%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통일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73%가 잘한다고 한 반면, 한국갤럽이 실시한 올 6월 조사에서는 34%만이 잘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지난해에는 정부의 남북정책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이 지지를 보냈으나 올해에는 지지하는 사람의 수도 줄고 강도도 많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다수가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난 6월10일 동아일보사가 R&R에 의뢰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에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19%가 매우 많다, 46%가 약간 많다고 하여 3분의 2의 국민이 다수가 반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조사결과를 독일의 여론조사전문가 엘리자베트 노엘레 뉴만 (Elisabeth Noelle-Newmann) 박사가 주장한 ‘침묵의 나선형 이론’에 근거하여 예측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다수라고 생각하므로 더욱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반면, 찬성의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라 생각하여 ‘침묵’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은 점점 더 소수 의견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남북화해와 협력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작아지고 모처럼 물꼬를 튼 통일과 화해로 가는 길은 점점 멀어진다. 해결 방안은 응답자의 49%가 올해에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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