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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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잡는 ‘포도대장’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

    입력2005-01-31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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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사범 잡는 ‘포도대장’
    대검찰청 정선태 마약과장(부장검사)은 날마다 두 시간씩 강의테이프를 듣고 인터넷을 보며 중국어 회화공부를 한다.

    지난 2월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5월 중순엔 중간고사를 보느라 학구열을 불태웠다고 한다. 영어에 능통한 정과장이 중년의 나이에 다시 중국어에 도전하는 까닭은 한국을 무대로 한 국제마약사범을 뿌리뽑겠다는 열정 때문.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마약의 90%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마약수사의 책임자가 중국어를 잘하면 마약범 검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정과장의 생각이다. 정과장의 사무실 벽엔 ‘禁節毒品功在當代利在千秋’라는 글이 걸려 있다. ‘마약(毒品)단속의 공은 당대에 있으나 그 이익은 천 년 동안 계속된다’는 뜻이다.

    정과장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양은 미미한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국내의 마약 소비량은 반대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국내에선 1만304명을 마약 복용혐의로 검거해 이중 5891명을 구속했다. 정과장은 약물 남용자를 제외한 순수 마약 이용자가 적어도 국내에서만 20만~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마약 소비자를 줄이기 위해선 중독 치료 및 예방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국내로 물밀듯 들어오는 마약공급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그는 “한국 검찰이 지속적으로 중국의 마약 생산-유통이 주변국에 미치는 폐해를 UN과 중국측에 알린 결과, 요즘은 중국측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항에서 검거한 중국 마약조직책도 이런 노력의 결과였다고 한다. 검찰은 전국 마약수사관들을 대상으로 1수사관 1외국어 습득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나부터 솔선수범해 한국방송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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