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9

2001.04.12

1년간 1등 당첨 세번 행운 파는 복권 명당

  • 입력2005-02-24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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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간 1등 당첨 세번 행운 파는 복권 명당
    “꿈에 용이나 돼지가 나타나면 우리 가게로 오세요.” 부천시 도당동에서 복권을 팔고 있는 김수태씨(46)의 별명은 ‘행운의 메신저’다. 최근 1년 동안 그의 손을 거쳐간 1등 당첨 복권만 모두 3장. 김씨의 가게는 3월9일 주택은행에 의해 ‘복권 명당’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은행에 들를 때면 은행원들이 “오늘은 어느 분께서 세탁기에 당첨되셨는데요”라며 인사말을 건넬 정도.

    “복권을 구입하면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기분이 좋아지죠. 허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복권은 꼭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아요.” 김씨의 ‘복권론’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스포츠 용품 회사에 근무했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김씨가 복권판매업을 시작한 것은 2년 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수입은 크게 줄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다. 김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한 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생활한다. “여름엔 더위에, 겨울엔 추위에 시달리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합니다. ‘행운’을 파는 사람이 우울하게 앉아 있으면 안 되죠.”

    그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천차만별이다. 매일 500원짜리 즉석복권을 한 장씩 사는 철부지 중학생, 매주 25만원어치의 복권을 구입하는 ‘젊은 사장님’, 당첨되지도 않은 복권을 새 것으로 바꿔달라는 아줌마까지.

    “복권에 당첨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용꿈, 돼지꿈을 꾸면 몇 장 사보려고요. 아직까진 좋은 꿈을 못 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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