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8

2001.04.05

웹에서 만났던 소설 ‘종이책’으로 나왔네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입력2005-02-23 13:3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웹에서 만났던 소설 ‘종이책’으로 나왔네
    지난해 동아일보 인터넷신문 ‘동아닷컴’과 인터넷 서점 ‘YES24’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디지털문학 공모전의 수상작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창해 펴냄). 당선작들은 문학상의 취지에 맞게 먼저 전자책으로 출간된 뒤 다시 종이책으로 태어나는 순서를 밟았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온 작품은 연재소설 부문 김성길의 ‘화려한 주식사냥’을 비롯해 장편SF 부문 김종철의 ‘그들1·2’, 호러추리 부문 김태정의 ‘캠프’, 장편팬터지 부문 황상민의 ‘마검사1·2’, 장편무협 부문 문성훈의 ‘신무림기’ 등 5종. 연재소설의 경우 1차로 선정된 3개의 후보작을 YES24 홈페이지에 띄워 16회에 걸쳐 연재한 다음, 네티즌과 심사위원이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새로운 심사법을 활용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화려한 주식사냥’은 22년간 대기업의 경리 담당자로 일했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소설이자 경제소설. 주제 선정이나 작품 스타일이 인터넷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 속에서도 전문지식을 소설화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캠프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김태정의 ‘캠프’는 철저하게 독자의 눈높이에서 쓰인 흥미진진한 소설로 꼽히며, 김종철의 ‘그들’은 미래를 다루지만 그리 멀지 않은(2009년) 미래를 배경으로 SF와 추리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공포의 파란 알갱이 ‘톨’의 정체를 파헤친다.

    문성훈의 ‘신무림기’는 기존 무협소설의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21세기 유전공학이 만들어낸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다. 고수들이 저마다의 비기를 가지고 중원에서 대결을 펼친다는 정통무협소설의 스토리라인을 따르면서도, 인류가 ‘지능향상제’라는 신약을 복용함으로써 누구나 초능력자가 된다는 발상은 21세기 버전 무협지에 적합하다.

    황상민의 ‘마검사’는 쿠데타로 나라를 빼앗긴 에릭 왕자가 검술학교이자 마법학교인 샤르카드에서 수학한 뒤 복수한다는 줄거리로 팬터지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황군의 뛰어난 문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저자가 고등학교 1학년(실제로는 중3 때 썼다고 한다)이라는 사실은 디지털문학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확대경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