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7

2001.03.29

산삼 알리기 나선 ‘현대판 심마니’

  •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

    입력2005-02-21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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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삼 알리기 나선 ‘현대판 심마니’
    한국의 삼(蔘)은 유구한 우리 역사와 더불어 최고의 천연약재이자 신약영초(神藥靈草)로서 그 명성과 맥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산삼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고 유통질서가 바르게 확립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산삼을 믿고 구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채준기 회장(50)은 바로 그런 산삼과 소비자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나선 현대판 심마니다. 채씨는 3월9일 전국의 심마니 300여명과 함께 한국산삼협회를 설립해 회장을 맡았다. 채씨는 농수산물 유통업체를 20여 년간 경영한 사업가로 당초 산삼에는 문외한이었다. 국민대 2대 총장이었던 아버지 채상훈씨(80)로부터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일을 해보라는 말을 듣고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산삼박물관. “산삼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소외돼 있는 산사람들의 어려운 처지를 접하게 됐습니다. 심마니들의 숙원인 전문인으로서의 지위 향상과 유통구조 개혁에 앞장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채씨는 이때부터 산삼을 다룬 책이나 자료를 죄다 구입해 산삼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또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심마니들을 찾기 위해 2만여 장의 편지를 방방곡곡의 마을 이장들에게 보냈다. 심마니들 사이에 소문이 돌면서 하나 둘씩 회원이 늘어났다. 그럴수록 두려움이 앞섰다. “신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자태를 지닌 우리 산삼이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구전돼 오는 산삼에 얽힌 이야기는 있을지언정 국가가 인정하는 기준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산삼박물관은 국내에서 산삼이 가장 많이 채취되는 강원도 홍천에서 4월24일 착공해 연내에 완공될 예정이다. 협회는 박물관이 건립되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산삼의 효능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뇌삼(씨앗을 뿌리거나 묘종을 이식해 재배한 산삼)은 국가 차원에서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산삼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홍보가 이뤄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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