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7

2001.03.29

한국 10대 청소년 가족 신뢰도 낮다

“부모 믿는다” 美 72%, 한국은 55%

  • < 노규형 ·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정치심리학 박사 kyuno@randr.co.kr >

    입력2005-02-21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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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세계 41개국 15∼18세의 10대 청소년에게 ‘부모를 신뢰하는가’라고 물었더니 한국 청소년 응답자들은 55%가 믿는다고 대답하였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72%)보다도 낮고 세계 평균(69%)보다도 낮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2000년에 전국 중고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더니 열 명 중 한 명꼴로 부모와 갈등이 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우리 엄마는 시험을 못 봤다고 옷 사러 보내주지도 않는다. 솔직히 말해 정말 아니꼽고 더럽고 싸가지 없다’거나 ‘어른들은 우리를 눈꼽만큼도 이해 못하면서 항상 우리 위에 군림하려고만 한다. 역겹다’는 학생들의 일기장이 전해지고 부모에게 증오심을 가진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일선 교사의 증언에 가슴이 섬뜩해진다.

    R&R가 2001년 1월 KBS의 의뢰로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삶의 관계 중 과거에 비해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가족과의 관계’가 30%로 가장 많았고 가족모습 중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으로는 ‘부모공경’이 31%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에는 부모의 교육방식에 대해 순종하지만 중고등학생만 되면 자아의식도 커지고 또래집단의 준거가 중요해져 부모에 대해 더 이상 맹목적으로 순종하지 않는다.

    순종하지 않는 10대를 둔 부모들의 반응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고 최근 발간된 USA TODAY지는 보도하고 있다. 자식의 달라진 모습에 격렬히 분노하거나 맞서 다투는 ‘분노형’, 항상 자식의 주의를 감싸고 보호하는 ‘보호형’, 바쁘다는 핑계로 아예 자식의 일을 방관하는 ‘무관심형’, 마지막으로 아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가운데 일정한 한계를 가르치는 ‘이해존중형’의 부모. 당신은 어느 형인가. 이해존중형의 부모가 되려면 전문가들의 충고를 따르라. 그들은 10대를 더 이상 어린이 취급하지 말고 적어도 친구나 동료를 대하듯 존중해줄 것을 권하고, 아이들의 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고 경청하고 어릴 때부터 해오던 안아주기 등도 가끔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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