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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삐삐로 수출대박 ‘통신시장의 승부사’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

한물 간 삐삐로 수출대박 ‘통신시장의 승부사’

한물 간 삐삐로 수출대박 ‘통신시장의 승부사’
‘삐삐’(무선호출기·Pager)는 한국에선 거의 사장된 품목이다. 그런데 미국에 삐삐를 수출해 히트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정보통신강국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 적중한 것이다. 서울 ‘K-ONE정보통신’ 김승일 사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쇼핑을 하다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백화점에 있는 대다수 종업원들이 목에 무엇인가를 걸고 일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삐삐’였다. 많은 수의 미국인들이 휴대폰 대신 삐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김사장은 삐삐 생산 계획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제품 생산에 들어가기 전 미국의 삐삐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미국은 땅이 넓은 나라다. 휴대폰기지국을 한국처럼 촘촘히 세울 수 없다. 대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삐삐를 쓰고 있는 것이다. 삐삐의 인기는 미국 중부의 중소도시, 시골로 갈수록 높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삐삐를 사용하는 인구는 약 3000만명. 그는 충분히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시장규모라고 판단했다.

올 3월부터 K-ONE정보통신이 만든 삐삐가 미국에 출시된다. 상품명은 ‘Air Data’. 김사장은 “호출기능에 PDA 기능을 추가해 고급화했다”고 말했다. 이-메일 수신, 전화번호-주소-이름 저장, PC데이터 수신, 메모장, 세계시계, 카드게임, 증권-프로야구-풋볼-날씨 등 실시간 각종 정보 제공 등의 기능이 들어갔다. 소수인종을 겨냥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3개국어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Air Data는 미국 통신업계에서 금세 주목받았다. 김사장은 미국의 한 통신업체와 ‘Air Data 30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시장에서 삐삐로 승부하겠다’는 그의 계획이 적중한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삐삐 사용인구가 많은 브라질 등 남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도 한국의 앞선 PDA기술을 접목한 ‘고급 삐삐’ 전략이 적용된다. 김사장은 “삐삐사업은 국내에선 정리단계지만 해외에선 앞으로 3년은 더 통할 수 있다. 세계지도를 펴놓고 ‘속도의 차이’에 주목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1.03.15 275호 (p93~93)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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