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0

2001.02.08

한·일 음악인의 정형화된 틀 깨기

  • 입력2005-03-17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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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음악인의 정형화된 틀 깨기
    전통음악의 한 장르인 산조를 크로스오버 차원에서 피아노로 연주한 경우는 있어도 처음부터 피아노나 첼로와 같은 서양악기로 연주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산조가 작곡된 경우는 없었다. 60년대 초부터 민요채집에 주력해온 재야음악가 김국진씨가 최초로 ‘피아노를 위한 산조’ ‘첼로 산조’ ‘바이올린 산조’(신나라뮤직)를 작곡했다. 이로써 서양음악에 ‘산조’라는 새로운 음악양식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

    원래 산조(散調)란 한자를 풀어쓰면 ‘허튼가락’이 되는데 정형화된 음악의 틀을 흩어버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조는 느린 속도에서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만(慢), 중(中), 삭(數)이라는 기본 틀을 가지고 긴장과 이완이라는 두 테마를 반복한다. 또 산조는 농현과 다이내믹스를 통해 한 음, 한 음에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음이 하나의 선(線)을 이룬다. 이 선이 팽팽해졌다가 늘어지고 늘어났다가 다시 긴장되면서 나타나는 변화가 바로 산조의 맛이요 미(美)다. 서양의 재즈음악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역동적인 음악인 것이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등 전통악기로 연주되던 산조를 ‘피아노-첼로-바이올린’ 연주로 듣는 것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경험이다. 산조가 지루한 국악이라고 생각했다면 선입견을 완전히 깨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재즈그룹 ‘카시오페아’의 드럼주자(80~89년)로 명성을 날려온 아키라 짐보(41)의 열번째 솔로 앨범.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짐보의 앨범이다. 97년 발표된 ‘Stone Butterfly’(씨앤엘뮤직)는 당시 미국 재즈계에 ‘스무스 재즈’ 열풍을 몰고 왔다. 아키라는 이 앨범에서 화려한 드럼 테크닉을 과시하는 대신 어쿠스틱 피아노(케이코 마츠이)를 전면에 내세워 뉴에이지 스타일 혹은 에스닉 스타일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간다. 드러머 짐보보다 작곡가 짐보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짐보는 데뷔 20주년을 맞은 2000년, 드럼 솔로 퍼포먼스로 세계 투어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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