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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 … 내 편 … 변호사회 선거도 똑같네

대한변협, 서울 변호사회 1월 말 새 회장 선출 … 지역·판-검사 출신 따지고 자격 시비도

네 편 … 내 편 … 변호사회 선거도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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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서울 변호사회 1월 말 새 회장 선출 … 지역·판-검사 출신 따지고 자격 시비도

변호사 사회가 임기 2년의 수뇌부 교체를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압력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회)의 회장 선거가 1월 말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이해관계와 공약에 따라 변호사들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특히 재야 소장파 변호사들이 일부 후보의 자질문제를 거론하고 변협 회장의 간선제 선출방식에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선거를 둘러싼 변호사 업계의 동요는 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서울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진록 후보(60)의 전력에 관한 20년 전 기사였다. 1983년 2월26일자 동아일보에 난 관련 기사의 내용은 이런 것이다.

“법무부는 수십만 달러 외화 밀반출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이진록 검사와 부장검사를 징계면직…그 이유는 사건담당 변호사들로부터 150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

20년 전 당시에는 외화 밀반출 사건의 파장에 가려 별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요즘 이런 일이 터졌다면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이상의 파문이 일어났을 법한 큰 사건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김모 변호사(41)는 “수사 검사가 사건 담당 변호사에게 향응을 제공받고 징계면직됐다면 변호사회 회장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이 없다는 것이 검증된 것”이라며 이후보를 ‘자격 미달자’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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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 이후보의 전력이 돌출되자 지난해 12월1일 후보등록이 시작된 이후 이후보의 단독출마가 거의 확실시돼 보이던 서울회 회장 선거에 박재승 후보(62)가 서둘러 등록했고, 그동안 선거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선거에 개입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민변의 한 변호사는 익명을 전제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후보의 서울회 회장 당선을 저지함으로써 장차 그가 변협 회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싹을 자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후보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다음은 이후보의 반박이다.

“억울하다. 당시 안기부와 검찰 수뇌부의 권력 싸움에 평검사였던 내가 희생된 것일 따름이다. 법무부도 2년 뒤인 85년 나의 죄가 없음을 인정하고 징계를 사면했고, 그 이후 변호사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대학강사와 사법연수원 강사 일을 하며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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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보는 원로 변호사들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모두 안다며 이를 문제삼는다면 명백한 명예훼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대방 박재승 후보 진영도 이를 선거의 ‘재료’로 삼을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선거참모 박찬운 변호사(민변 소속)는 “공약과 정책 대결만으로도 충분히 ‘옥석’의 구분이 가능한데 상대후보의 전력을 문제삼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회 회장 선거는 지난 99년 김창국 현 회장 때와 같이 ‘개혁 대 보수’의 대결 양상으로 가고 있다. 다만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민변 출신의 김회장은 당시 개혁세력을 대표하며 민변의 공식적인 선거지원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민변이 추천후보를 내지 않고 개혁 성향의 특정 후보를 개별적 음성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 점이 그 때와 다르다.

이런 서울회의 동요는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변호사 4200여명 중 63%를 점하고 있는 서울회에서 추천한 대한변협 회장 후보가 그대로 회장에 선임되는 현재의 간선제 체제에서, 서울회 회장 선거는 대한변협회장 선거의 대리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월29일 치러지는 서울회 회장 선거 당일, 같은 장소에서 변협 회장 후보 추천이 이뤄지므로 변협 후보와 서울회 후보 간에는 자연스레 ‘러닝메이트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김성기(60) 변협 회장 후보-박재승 서울회 회장 후보와 정재헌(64) 변협 회장 후보-이진록 서울회 회장 후보 간에는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만 류택형 변협 회장 후보만이 홀홀단신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 이들의 ‘카르텔’은 각종 쟁점 사항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성향도 엇비슷해 일반 변호사 회원들에게는 ‘개혁 대 보수’의 싸움으로 비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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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약에서도 양측의 쟁점은 뚜렷이 맞선다. 지방 변호사들과 재야 소장파 변호사들에게 ‘서울지역 변호사들만의 잔치’라고 비난받는 변협 회장 간선제의 철폐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성기-박재승 후보측은 즉각적인 직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재헌-이진록 후보측은 직선제는 과다한 비용에 선거기간만 오래 걸린다며 직선제 유보론, 또는 신중론으로 맞서고 있다. 또 지난해 모든 변호사에게 적용된 ‘공익활동 의무화’에 대해서도 전자는 확대론을, 후자는 의무화 대신 자율적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제23회 사법시험 때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재야 변호사들(재조 경험이 없는 이른바 386세대 변호사들)의 집행부 진출을 둘러싼 이들의 시각차도 크다. 김후보측은 변협 이사진을 포함한 집행부에 젊은 변호사들을 포진시켜 변협 내부를 개혁하겠다는 구상인 반면, 정후보측은 단계적, 비율별 진입 의견을 밝히고 있다.

고시 16회 출신으로 지난 71년 대통령선거 때 부정선거에 항의하다 붙잡힌 대학생을 직권으로 석방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가 법관 재임명 탈락의 수모를 겪은 김성기 후보와 고시 13회 출신으로 지난 97년 서울회 회장을 지낸 뒤 회원 권익 증진과 점진적 개선을 통한 변협의 변화를 주장해 온 정후보의 보수적 면면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판사 출신인지 검사 출신인지에 따른 직역주의와 지역주의도 이번 선거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변호사들이 지식인 집단이라 하지만 지역주의와 직역주의를 따지는 것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아마 변협 후보의 성향별 지지자보다 서울회 후보의 출신별 지지자가 더 많을 것입니다.” 광주고를 졸업한 판사 출신의 박재승 후보와 부산고를 나온 검사 출신의 이진록 후보를 두고, 이들의 출신지역-직역별 편가르기가 ‘개혁 대 보수’ 성향의 대결구도에 따른 호응도보다 당락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임을 꼬집은 원로 변호사 이모씨(60)의 말이다.

변협 회장 후보들은 모두 서울 지역 판사 출신이라 이런 잡음이 나올 수 없지만, 서울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의 지지세력이 영-호남 출신과 판-검사 출신으로 양분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운 공약 중에는 공통점도 있다. 바로 세금 문제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변호사들이 세금을 적게 내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변협은 스스로도 주장하듯 일반 이익단체와는 달리 ‘공익성을 띤 이익단체’다. 그러나 선거 양상을 보면 공익보다는 사익을 먼저 생각하는 변호사단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주간동아 2001.01.25 269호 (p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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