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6

2001.01.04

사이버 성적 욕망 남녀가 따로 있나

  • 입력2005-03-07 1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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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사이버 섹스’니, ‘채팅을 통한 원조교제’니 하는 것들을 대개 남성에 국한된 현상으로 알기 쉽다. 하지만 성적 욕망과 에로틱한 이성에 대한 갈구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는다.

    특히 여성 인터넷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는 만큼 이런 사이버 성적 환상에 빠지는 여성들도 남성 못잖게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30대 주부의 원조교제도 인터넷 채팅이 그 계기가 됐다.

    미국의 경우 이런 경향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놀랍게도 전체 이혼 커플 중 약 40%가 바로 사이버 섹스를 비롯해 인터넷과 연관이 있는 이혼 사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간지 ‘위클리 월드 뉴스’에는 ‘아내의 사이버 섹스 중독 체크리스트’라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불면증을 핑계로 밤늦은 시각에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의 패스워드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갑자기 남편이 방에 들어서면 무자비하게 컴퓨터를 꺼버린다’ ‘최근 아내가 보낸 e-메일들이 모두 깨끗이 딜리트(delete)돼 있다’ ‘잠자리에서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자극적인 행동을 곧잘 한다’ 등이 체크리스트의 주요 항목들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 다 이상한 행동임에는 틀림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들, 특히 주부의 경우 야한 사진 등을 보기보다는 이성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선호하고 있어서 이른바 ‘중독성’이 더욱 심하다는 점이다. 야한 사진이야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지겨워지게 마련이지만(사실 그게 그거지만) 이성과의 채팅은 그 차원이 다르다. 인간은 ‘소우주’로 지칭될 만큼 성격이 천차만별이고 각자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성과의 끊임없는 채팅은 쉽게 중독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그 정도도 일회적인 사이버 섹스와 달리 아주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부들은 왜 그러한 채팅을 통해 성적 환상에 몰입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당연히 현재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제1순위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의 남성과 주고받는 그 자극적이고 감미로운(?) 대화들. 현실의 남편에게 불만이 쌓인 여성들에겐 충분히 자극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아내를 컴퓨터에,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남성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법. 그 유일한 방법은 (다소 고전적이긴 하지만) ‘익명의 채팅남’보다 더 에로틱하게, 그리고 좀더 자극적으로 아내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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