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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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부 ‘부시맨’은 누구?

미국통 유재건 의원 단연 손꼽혀… 양성철 대사·나종일 특보 공화당 집권대비 라인 구축

  • 입력2005-03-03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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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정부 ‘부시맨’은 누구?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투톱’으로 내세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김대중 정부와 민주당의 ‘부시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민주당의 경우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보다는 민주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 정부 또한 클린턴의 민주당 행정부가 8년간 집권하는 동안 한-미 현안에 대해 주로 민주당 출신 각료들과 상대해왔다. 따라서 지난 8년 동안 정부 및 정치권의 공화당 인맥은 상당히 엷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출범이 한-미 관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초당(超黨) 외교의 전통이 확립되어 있는 데다가 부시 자체가 공화당 내에서도 온건 중도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또 정권이 바뀌어도 차관보급 이상은 바뀌지만 미국의 대외정책을 만들어내는 전문관료집단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과 부시의 참모들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당선자가 12월25일 현재까지 명단을 발표한 각료 5명과 백악관 참모진 4명은 대체로 온건한 중도파이며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인 유색인종과 여성 등 소수계가 다수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공화당은 강경파이고 민주당은 온건파라는 단순한 분류방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대목이다. 또 북-미 관계 개선 일정을 담고 있는 ‘페리보고서’만 해도 당초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요구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해 내놓은 초당적 정책보고서라는 점에서 공화당 행정부 또한 이를 쉽게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치권에서는 단연 미국통인 유재건 의원(통일외교통상위·민주당)이 공화당 의원들과 대화가 통하는 ‘부시맨’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한 유재건 의원은 한-미 의원외교의 중심축인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한국측 회장을 맡고 있다. 한미 양측 의원 50명씩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이 외교협의회의 미국측 신임 회장은 공화당 출신인 에드워드 로이스(Edward Royce·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다. 로이스 의원 지역구는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다. 전임 회장은 역시 공화당 12선 의원으로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내정자인 더그 베로이터(Doug Bereuter·네브래스카주)이다. 물론 유의원은 이들과 친교가 깊다.

    유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 5월 말께 정상회담 배경과 의미를 미 의회에 설명하고 특히 공화당 보수강경파들을 설득하기 위한 국회 방문단의 팀장으로 당시 이용삼 의원, 이낙연 당선자 등과 함께 방미했다. 이 밖에도 유의원은 당시 딕 체니 전 국방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차관보, 더글러스 팔 등 부시캠프의 핵심 참모들을 만나 정상회담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현재 체니는 부통령 당선자이고 아미티지는 국무부 부장관에 내정돼 있으며, 팔은 주한 미국대사로 거론되고 있다.



    유재건 의원은 “클린턴이 집권한 지난 8년 동안은 주로 민주당 정부와의 교류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회 의원외교 차원에서는 한미 의원외교협의회를 통해 공화당측과도 교류를 계속해왔다. 특히 정부 사이드에서는 미국서 교수생활을 오래 한 양성철 주미대사와 나종일 국정원장 외교특보가 공화당 집권에 대비해 라인을 구축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의원은 오는 1월20일 부시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정식으로 요청받아 참석한다.

    이 밖에 민주당에서는 한화갑 의원이 최고위원 당선 직후 워싱턴에 가 공화당 지한파 의원들과 접촉해 왔다. 물론 부시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기 전이지만 부시 집권에 대비해 나름대로 공화당 인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인제 최고위원 또한 지난 대선에서 패한 후 워싱턴에 6~7개월 체류하면서 공화당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이종찬 전 의원은 국정원장에서 물러난 뒤 평소 가깝게 지낸 월리엄 테일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등과 접촉하면서 향후 남북관계 구상을 정리해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한 김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인사로는 김영삼 정부 시절 주미대사(93.4~94.12)를 지낸 한승수 의원(민국당)과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이홍구씨가 ‘부시맨’으로 꼽힌다. 한의원은 93년 미국에서 12년 만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던 때 주미대사를 맡았을 뿐 아니라 하버드대 객원교수를 역임해 공화당 인사들과 교류가 깊다. 김대중 정부가 전 정부에서 여당 대표까지 한 이씨를 주미대사로 기용하고 한승수 의원이 야당 의원임에도 장관 기용설이 나오는 것도 이들이 ‘공화당통’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공화당 인맥으로는 양성철 주미대사와 함께 반기문 외교통상부차관, 그리고 이번에 OECD 대사로 임명된 한덕수 전 통상본부장 등이 꼽힌다. 한덕수 대사의 경우 통상본부장 시절 공화-민주당을 떠나 미국 조야(朝野)에서 가장 호감을 갖는 신뢰관계를 구축한 정부 인사로 꼽힌다. 또 외교통상부에서 미주과장, 미주국장, 주미참사관, 주미공사(전 부시대통령 시절) 등을 거치는 동안 대미 업무로 잔뼈가 굵은 반기문 차관도 미국 정부 인사들과 폭넓은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야에서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사장)가 한미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로 꼽힌다. 최근 침례교세계연맹 총재로 뽑힌 김목사는 미국 정계에 영향력이 큰 기독교계의 주류인 남침례교 기독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미국 정-관계 핵심 인사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목사는 부시가(家)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자인 이희호 여사와도 개인적 친분이 깊고 청와대를 수차례 방문해 김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자문그룹의 일원이어서 한미 간에 갈등이 불거질 경우 막후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된다. 지난해 2월 초 이희호 여사와 함께 미국 국가조찬기도회에도 참석한 김목사는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계에서는 당연히 공화당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과 전략문제연구소 등의 정책전문가 그룹과 가까운 인사들이 ‘부시통’으로 지목된다. 주한미국대사로 유력한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포너(Edwin J. Feulner) 이사장은 야당 총재 시절 헤리티지에서 연설한 김대통령과도 가깝다. 세종연구소는 헤리티지 재단과 정기적인 교류모임(세종-헤리티지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있다. 오기평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이 최근 강영훈씨 후임으로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세종연을 중심으로 미국의 보수적인 학계 인사들과 교류가 많아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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