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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하드’팀도 와보면 놀랄 걸?

인천공항 최첨단 시설 초일류급 … 내년 3월 개항 앞두고 시험운영 한창

‘다이 하드’팀도 와보면 놀랄 걸?

‘다이 하드’팀도 와보면 놀랄 걸?
“첫착륙을 축하합니다.” 지난 10월17일 오전 10시15분. 인천국제공항 관제탑의 관제팀은 보잉 747-400을 몰고 인천공항에 첫 착륙을 시도하는 대한항공 안상훈 기장의 여객기를 지상 레이더로 포착해 김포공항으로부터 관제권을 이양받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안기장은 관제팀으로부터 항공기 번호(착륙허가)를 부여받은 뒤 풍향과 풍속 등의 정보를 관제팀과 교환했다. 착륙을 위한 항로와 속도, 고도가 지시되고 활주로가 결정됐다. 활주로에서는 계기착륙을 위한 빔이 비행기에 쏘아졌다. 빔을 통해 현재 위치와 고도를 파악한 안기장은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 방향도 바뀌었지만 김포공항보다 활주로가 길고 넓을 뿐 아니라 최신 유도시설을 갖춰 착륙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느 국제공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안기장은 인천공항의 이착륙 시스템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운항으로 지상 22층, 높이 100.4m의 인천공항 관제탑(세계 3위)으로부터 관제를 받은 최초의 조종사가 됐다.

21세기 동북아 항공의 중추, 인천국제공항이 내년 3월 개항을 앞두고 제 모습 갖추기에 한창이다. 여객터미널과 관제탑, 활주로 등 지난 6월30일 이미 준공을 마친 공항 기본 시설들은 시험운영을 하나씩 거치며 공항으로서의 ‘생명력’을 획득하는 중이다.

“대한항공 여객기의 괌 사고는 계기착륙시스템(ILS)이 잘못돼 일어난 사고였죠. 빔이 실제 고도와 위치를 잘못 지정해 주는 바람에 여객기 자동항법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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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사업관리용역단 강문호 차장은 관제사고를 막기 위한 시나리오도 이미 완벽하게 시험운영을 마친 상태라고 자신했다.

서울지방항공청 김승환 관제과장은 “인천공항의 관제시스템은 프랑스에서 수입한 최첨단 시설로 시험관제 결과 전혀 이상이 없었다”며 “앞으로도 관제 관련 각종 시험운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고속도로를 달리다 공항 양쪽 산언덕에 대형 물탱크가 설치된 걸 봤습니까?” 김기흥 시험운영지원팀장은 물탱크처럼 생긴 것이 바로 레이더 시설이라고 말한다. 바다 지역이라 염해(鹽害)가 많아 레이더를 큰 공 모양의 탱크에 감춰놓았다는 것. “우리끼리는 물통 레이더라고 부르지만 성능은 세계 최고입니다. 김포권역의 관제권까지 모두 잡아낼 수 있습니다.” 김팀장은 공항 시설을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천공항의 운영시스템은 항공정보시스템에서 운항 스케줄 관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40여개의 단위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들 시스템에 대한 개항 이전 필수점검 항목만 2200여개에 달할 정도. 한 치의 오차와 단순한 실수로도 여객과 화물의 수송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빚거나 최악의 경우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신공항 시험운영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인천공항 시험운영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윤영표 인천국제공항공사 시험운영1팀장은 내년 3월 개항일자를 미리 못박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개항 이전 발견된 문제점은 고치면 그만이지만 개항 이후 발생한 문제점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 7월 이후 계속된 인천공항의 시험운영은 항상 실제 상황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시험운영은 크게 항공기 이동 분야와 여객, 수하물 처리 분야, 비상-안전-보안 분야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돼왔다. 종합시험운영은 실제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대입한 가상 시나리오에 의해 이들 세 부분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실질적인 공항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공항공사는 이미 공항 운영시 발생 가능한 112가지 가상 시나리오 중 90여개 시나리오에 대한 시험운영을 마친 상태다. 보잉 747 등 대형항공기 3대를 비롯해 가상여객만 1만여명이 동원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대 항공사와 법무부, 세관, 입주업체 등 관련 기관과 가상 여객, 항공기가 동원된 종합 시험운영만 세 차례나 실시됐다.

지난 12월14일 오후 2시 공항 여객터미널은 1500여명의 여객들로 북적거렸다. 여객들의 출입국 종합시험운영을 위해 서울과 충남 등 각 지역에서 올라온 가상여객들은 영종대교를 지나면서 한번 놀라고, 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는 그 규모에 기가 질렸다. 연면적 15만평, 높이 33m의 여객터미널은 단일 공항 건축물로는 세계 최대 규모. 잠실 축구장의 60배에 해당한다.

여객 출입국 시험운영의 핵심은 출입국 시간의 단축이다. 여객터미널의 모든 동선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3층 출국 주차장에 내린 여객들은 비행기를 탈 때까지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는다. 출국수속지역과 탑승지역이 모두 같은 층에 있기 때문. 다리가 아픈 사람은 자동보도를 타고 탑승지역까지 불편함 없이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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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은 기둥이 없는 거대한 반원형 공간에 항공사별로 마련된 7개의 아일랜드(섬)로 향했다. 아일랜드마다 40여개씩의 체크인 카운터가 개방형으로 설치됐기 때문에 항공사 위치만 알면 어떤 카운터에서도 체크인이 가능하다. 한 카운터에서 지정된 항공편에 대해서만 체크인할 수 있는 김포공항보다 체크인 단계부터 대기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

출국 여권심사대도 아일랜드와 같이 7개 블록에 카운터 숫자만큼 많은 수가 있어 혼잡함을 피할 수 있다. 탑승라운지(탑승대기실)까지 가는 동안 양 옆으로 전문상점과 각종 면세점 등 편의시설 입주 공사가 한창이다. 탑승라운지에서 비행기로 연결되는 44개의 게이트와 브리지 등 모든 외벽은 통유리로 돼 있어 활주로와 비행기의 이착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버스 도착에서 출국 게이트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많은 승객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시험운영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고민입니다. 참가한 여성 가상여객 중 치마를 입은 분들은 통유리로 된 것을 당황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김기흥 시험운영지원팀장은 게이트 밑에서 수화물을 옮기는 조업사들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치마 입은 여성 승객들을 쳐다보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유리 밑 50cm 정도에 선팅을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털어놨다.

인천신공항이 출입국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화물 자동처리 시스템으로 드러났다. 아일랜드에서 짐을 맡기면 각각의 짐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한 수하물 이동 시스템이 승객이 탑승할 비행기까지 곧바로 수하물을 옮겨주는 것. 이날 수하물 시험운영에서 승객들이 아일랜드에 맡긴 수하물은 15분도 안 돼 해당 여객기 화물칸에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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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승객들의 수하물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객기에서 내려 출국 심사대와 세관을 통과하면 대형 수하물 수취대에 이미 수하물이 모두 도착해 있어 승객들은 전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도착승객들은 입국장을 빠져나와 벽을 타고 물이 흐르는 수벽(물폭포)을 감상하며 1층 만남의 장소를 통해 공항을 떠나게 된다.

“중간에 수하물이 없어져 혼비백산한 적도 왕왕 있습니다. 워낙 수하물이 빨리 도착해 잘못된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이 치워버린 거죠.” 윤영표 시험운영1팀장은 수하물을 찾느라 하루종일 헤맨 해프닝을 이렇게 전했다.

그러나 이날 운행시험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체크인 카운터의 단말기가 20분 동안 꺼져 버린 것. “처음엔 이것도 가상 시나리오인지 알았죠. 알고 보니 S전자에서 배선공사를 하다 선을 착각해 단말기 선을 잘라버렸어요. 분명히 오늘은 공사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겁니다.” 윤팀장은 이런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일종의 훈련대상이라고 자위했다.

공항공사의 가상시나리오 중 하이라이트는 역시 위급, 돌발상황에 관한 것. 승객과 승무원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한 시험운영이니만큼 긴장감도 더했다. 항공기 화재, 테러범 침입, 터미널 화재, 엘리베이터 고장 등 종류만 40여가지에 달한다.

신공항의 위급, 돌발 사태는 모두 통합운영센터에서 관리한다. 항공정보에서 통신정보에 이르기까지 공항 내의 모든 시스템망이 연결된 통합운영센터는 공항의 두뇌역할을 하는 곳. 2대의 대형 스크린과 50대의 CCTV를 통해 공항의 모든 상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관제탑에서 항공기 사고에 대한 연락이 오면 그 즉시 미리 준비해둔 대처 프로그램대로 시스템이 가동한다. 공항 소방대와 인천소방본부, 병원이 자동 연결되고 관제 프로그램도 그에 따라 수정된다.

공항 전체에 설치된 1000여대의 CCTV카메라는 항공기 사고를 포함한 테러범의 침입이나 화재 상황 등 공항내의 모든 돌발 상황을 포착, 경보를 발령한 뒤 섹터별로 방화벽을 내려 피해의 확산을 차단하고 침입자를 가둔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자동이다. 그 사이에 공항보안대와 경비대가 출동하게 되는 것이다.

“가상 시나리오는 112가지지만 앞으로 50개의 추가 시나리오를 만들어 개항 이전까지 시험운영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연습을 실전처럼 한 만큼, 실전도 연습처럼 착오나 실수가 없을 것입니다.”

21세기 ‘한국의 얼굴’ 인천국제공항이 국민적 자랑거리로 자리매김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그동안의 일들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더욱 많은 땀방울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간동아 2000.12.28 265호 (p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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