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4

2000.12.21

117년 신문 역사 한눈에

  • 입력2005-06-10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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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년 신문 역사 한눈에
    1883년 ‘한성순보’가 창간된 이래 117년의 신문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신문박물관’이 개관한다. 오는 12월15일 문을 여는 신문박물관은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 센터 3~4층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은 크게 신문역사관, 기획전시관, 미디어영상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핵심은 역시 신문역사관에 있다.

    ▶신문역사관

    117년 신문 역사 한눈에
    신문역사관에 들어서면 처음 눈에 띄는 것이 ‘세계의 신문’ 코너다. 전세계 80여개국에서 수집한 130여 종의 신문 2000년 1월1일자가 전시돼 있고 가운데에는 42인치 모니터를 통해 국내 주요신문과 해외신문 인터넷판, CNN과 YTN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이 방을 지나가면 현실에서 과거로 바뀐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한 신문이 ‘한성순보’라는 것은 모두 아시지요? 1883년 10월31일 창간된 ‘한성순보’는 많은 부수를 인쇄하는 근대적인 체제로 발행됐습니다. 이 시기 독립신문, 매일신문,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등도 창간되어 국권회복과 민중계몽에 주력했습니다.”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역사관을 돌면 먼저 신문 117년 역사를 크게 7개 시기-1883∼1910년 애국계몽기, 1910∼45년 식민지 시기, 1945∼48년 좌우대립기, 1948∼61년 정부수립기, 1961∼72년 경제개발기, 1972∼87년 독재정권기, 1987∼2000년 민주화시기-로 나누어 당시 시대상과 신문의 역할을 한눈에 보여준다. 최초의 근대신문 한성순보를 비롯해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 최초의 일간신문 매일신문, 그 밖에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만세보 등 구한말부터 최근까지 대부분의 신문 원본이 전시돼 있다. 또한 대한매일신보사에 걸려 있었다는 태극기나 언론자유수호선언문 필사본 등 주요 유물 600여점을 통해 신문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1972년 10월 유신 직후 계엄사령부의 언론검열 흔적은 엄혹했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흥미롭다. 신문 1면에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평양에 가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사진이 게재되자 김일성 주석의 얼굴이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크게 나왔다며 붉은 펜으로 ‘사진 작게’라고 표시해 놓기도 했다.

    ‘신문과 사회’ 코너에는 구한말 대한제국 선포부터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까지 근현대사 주요 사건사고를 보도한 신문 1면과 호외가 전시돼 있다. 또 컴퓨터 2대를 설치해 시대별로 궁금한 사건사고를 클릭하면 이를 보도한 신문 1면과 뉴스영상물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70년대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클릭하면 왼쪽 모니터에는 이 내용을 다룬 신문기사가 뜨고 오른쪽 모니터는 당시 영상자료를 보여주기 때문에 훨씬 생생한 과거 체험을 제공한다.

    ‘신문과 문화’ 코너는 신문기사 외에 광고 사진 소설 만화 등 신문에 실린 내용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1920년대 당당히 얼굴을 박아 넣은 기생광고부터 국산 전자제품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한 1950년대, 컬러 광고가 시작된 1980년대 등 신문광고를 통해 본 한국 경제사나 마찬가지다.

    신문역사관 한가운데는 컴퓨터 제작 이전 납활자 시대의 신문제작 공정을 보여주는 기계들이 차지하고 있다. 초창기 신문제작은 활판 위에 잉크를 바르고 종이를 걸어 직접 찍어내는 방식이었으나 1912년 이후 고속 윤전기에 둥근 연판을 걸어 대량 인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원고가 넘어오면 문선공이 납활자를 뽑아 통에 담고 조판공은 그 상자를 넘겨받아 할당된 지면 크기에 맞게 조판작업을 해야 했다. 신문제작에 컴퓨터가 도입된 것은 10년도 채 안 된다.

    117년 신문 역사 한눈에
    박물관 4층은 크게 기획전시관과 미디어영상관으로 나뉜다. 기획전시관은 현재 동아일보 역사를 중심으로 전시돼 있으나, 그때그때 주제에 따라 전시내용을 바꿀 계획이다. 기획전시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가 동아방송 녹음자료다.

    1963년 4월25일 첫 전파를 쏜 동아방송은 ‘라디오 조간’과 같은 뉴스와 다큐멘터리, 드라마, 토크쇼 등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유쾌한 응접실’ ‘0시의 다이알’ ‘정계야화’ 등이 1980년 11월30일 언론통폐합으로 방송이 중단되기 전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겼다. 동아방송 자료실 코너에서 ‘그때 그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

    ▶미디어영상관

    박물관의 시험가동 기간에 어린이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곳이 미디어영상관이다. 이곳에서는 신문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기사와 제목을 입력하고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자신만의 신문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신문제작’ 코너(이것을 A3 크기로 컬러 인쇄해준다)와 2050년 신문의 미래를 가상해 본 글래스비전, 다른 신문 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정보검색’ 코너, 퀴즈를 풀면서 신문에 대해 공부하는 ‘퀴즈 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있다. 어린이 방문자를 위해 150인치 스크린을 통해 애니메이션 ‘쥬라기 신문’과 다큐멘터리 ‘기자의 하루’를 보여준다.

    ▶관람안내

    117년 신문 역사 한눈에
    ·관람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쉼),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직장인을 위한 연장 개관)

    ·관람료/ 대학생과 일반 3000원(단체 20인 이상 2000원), 초중고교생 2000원(단체 20인 이상 1500원)

    ·교육프로그램/ 사전 예약 후 인솔교사 동반시 무료 관람 가능(초등학교 5·6학년, 중고등학생 15인 이상)

    ·인터넷 www.pressum.org(12월15일 개통), 02-2020-1830(신문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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