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1

2000.11.30

준비하는 자만이 부자가 된다

  • 입력2005-05-31 11:3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준비하는 자만이 부자가 된다
    만약 당신에게 지금 100만원이 생긴다면? 흘러간 노래 중에는 이런 가사가 있기도 하지만 갑자기 10억원의 돈벼락을 맞은 사람 얘기를 하고 싶다.

    올해 35세의 한심한씨는 어젯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는 꿈을 꾼 것이 효험이 있었던지 1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됐다. ‘이게 꿈이냐 생시냐’고 자문하면서 볼때기를 하도 꼬집어 시퍼렇게 멍든 모습으로 한심한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5000만원짜리 최고급 승용차를 장만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 살던 집을 헐값에 팔아버리고 복권 당첨금 중 3억5000만원을 빼내 50평짜리 넓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리고도 남은 돈이 6억원. 이 돈으로 뭘 할까 생각하다가 은행에 맡기고 매달 이자를 찾아 생활비로 쓰기로 했다. 요즘 이자율 7.5%를 적용하면 (내년부터) 이자소득세로 16.5%를 공제하더라도 매달 이자가 300만원 가량 된다. 이 소득에 맞춰 생활하기로 하고 지긋지긋한 회사는 당장 집어치웠다.

    같은 조건이라도 돈 굴리기 따라 큰 차

    모두들 부러워하는 생활이었지만 이렇게 몇 년이 흘러가면서 문제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매년 인플레이션이 5% 정도 되다보니 매년 필요한 생활비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매달 은행 이자는 제자리 수준. 그렇다고 생활 수준을 후퇴할 수는 없어 할 수 없이 원금을 조금씩 까먹게 됐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이자가 줄어들고, 또 그만큼 원금을 더 많이 축내게 됐다. 이렇게 해서 한심한씨가 복권을 탄 지 20년이 지나 그의 나이 55세가 될 때쯤 은행에 맡긴 돈은 모두 바닥나 버렸다. 10억원 돈벼락이 20년 동안 무위도식하는 가운데 다 날아가버린 셈이다.



    이번에는 김돈만씨 사례. 김돈만씨는 창업의 꿈을 가지고 이런저런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창업자금을 마련하느라 골몰하던 중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역시 김돈만씨도 10억원의 돈벼락을 맞았다. 가뭄에 단비 만난 듯 김돈만씨는 이 돈을 밑천으로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에 착수해 연 12%의 수익을 올렸다. 매달 생활수준을 월 300만원으로 하고, 여기에 인플레를 곱해도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이 인플레를 넘어서는 까닭에 오히려 매년 재산이 불어나게 된다. 20년 후 김돈만씨의 나이가 55세가 됐을 때 10억원의 재산이 어느덧 60억원으로 늘어났다(표 참조).

    비교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심한씨는 차를 사고 집을 사서 돈을 써 버리고 6억원을 은행에 예금해서 6%의 세후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고, 김돈만씨는 돈벼락 맞은 돈을 몽땅 투자해 연 12%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니 당연히 이런 숫자 놀음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수익률 비교가 아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돈벼락을 맞자 어쩔 줄 모르다가 결국 다 탕진한 사람과 미리 준비된 상태에서 행운의 돈으로 밑천을 삼아 순풍가도를 달린 사람의 비교다. ‘가난한 아빠’는 돈이 생긴 뒤에 돈 굴릴 일을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그러나 ‘부자 아빠’는 미리 돈을 잘 굴리는 방법을 준비한 상태에서 종잣돈을 기다린다.

    결국 부자가 되는 것은 돈벼락의 행운을 누가 잡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돈을 잘 굴릴 수 있도록 얼마나 미리 잘 준비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