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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만 가면 ‘까탈’ 나는 현대

한국시리즈만 가면 ‘까탈’ 나는 현대

한국시리즈만 가면 ‘까탈’ 나는 현대
루상에 나가 사인을 훔쳐보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김인식 두산감독)

“무슨 소리! 그런 행위를 할 만큼 우리 전력이 약하진 않다.”(김재박 현대 감독)

지난주 야구계의 관심사는 단연 ‘가을 축제’ 한국시리즈였다. 그 중 야구팬의 시선을 끈 것은 2차전 때 발생한 현대측 2루주자의 포수사인 훔쳐보기 시비였다.

이 일 때문에 한국시리즈가 자칫 난장판으로 번질 뻔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산-현대의 신경전은 결국 플래카드 설치 등 프런트에까지 번졌다. 당시로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다.

사인훔쳐보기가 사실인지 여부는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그러나 현대는 사실 이와 비슷한 전력을 많이 갖고 있다. 이 팀은 한국시리즈에만 올라가면 항상 상대팀과 경기 외적인 문제로 감정싸움을 해왔다. 96년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때 일이다. 현대는 에이스 정명원이 인천구장서 노히트노런을 연출하는 등 초반 상승세를 타며 창단 첫해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 와중에 김응룡 당시 해태 감독(현 삼성 감독)이 들고나온 게 ‘심판 매수론’이었다. 김감독은 “인천 연고의 심판을 구심으로 배정하면 게임을 보이콧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김감독의 이 한마디로 야구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현대는 이후 시리즈전적 2승4패로 해태에 역전패했다.



98년 LG와의 한국시리즈. 이때 LG는 ‘인천구장 마운드가 규정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현대는 ‘그래? 그럼 깎으면 되잖아’라는 식으로 대처했다. 2년 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현대는 한층 더 노련해졌다.

현대선수들은 자체 회의를 열어 2차전 두산 투수 박명환의 빈볼을 문제 삼아 성토했다. 거기에다 현대는 2차전 종료 후 기막힌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돌리기도 했다. “정몽헌 현대 구단주가 ‘팀 우승시 선수단 전원을 백두산에 보내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발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쓴웃음을 짓게 했다. 당시 정몽헌 구단주는 해외 체류중이었다. 1차 부도까지 낸 현대건설 사태는 최대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런 때에 그가 부랴부랴 직접 야구단에 전화를 걸어 백두산 여행을 지시했다?

현대 유니콘스측 발표내용을 있는 그대로 못 믿겠다는 야구인이 많았다. 사인 훔쳐보기 시비사태를 역전시키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었다. 백두산 여행은 이미 시리즈 시작 전부터 현대 프런트서 마련한 보너스였는데 단지 타이밍을 잡아 발표했다는 가설도 나왔다. 프로야구인들은 현대프런트의 ‘노련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때 수원의 현대 홈구장은 관중이 없어 썰렁했다. 이 때 사람들은 “어려운 그룹 사정 탓에 아마 현대측이 자신들의 특기인 ‘그룹 직원 동원’에 소홀했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울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현대맨’들은 떼지어 몰려들었다. 이들은 3루측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대는 지금 연고지 인천을 SK에 내주고 수원을 임시 연고지로 쓰고 있다. 현대는 썰렁한 관중석을 매스컴을 통해 보여줘 ‘현대 연고지 수원 불가론’을 입증해 보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억측일진 몰라도 ‘현대’가 날면 꼭 배가 떨어지곤 했다.



주간동아 2000.11.16 259호 (p9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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