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9

2000.11.16

떨어지는 가을 낙엽 가슴 달래는 진한 선율

장한나의 ‘백조’ 알렉산더 이바노프의 ‘슬픈 영혼’

  • 김현미 기자 khmzip@dong.com

    입력2005-05-27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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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나에게는 더 이상 ‘신동’이란 수식어가 필요없다.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 성숙한 기량을 과시하는 그에게 새삼 ‘신동’ 출신임을 강조하는 것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로스트로포비치와의 데뷔앨범(런던심포니/ 브루흐 ‘콜 니드라이’ 등), 시노폴리와의 2집(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하이든 첼로협주곡) 등 잇따라 거장들과 녹음하는 행운도 누렸다. 3집 ‘백조’(레너드 슬래트킨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EMI)에서 장한나는 평소 자신이 즐겨 연주하던 곡들만 골랐다. 포레의 ‘꿈을 꾼 후에’로 시작돼 생상스의 ‘백조’, 김연준의 ‘비가’, 브루흐의 ‘아베 마리아’로 마무리되는 이 소품집은 전반적으로 한 호흡 느리게, 시를 읊는 듯 애절하게 연주된 것이 특징이다. 곧 대학 진학을 앞둔 그에게 신동으로서의 어린시절을 종결짓는 의미에서 이 음반은 각별하다.

    늦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음반으로 알렉산더 이바노프의 ‘슬픈 영혼’(신나라)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여섯번째 곡 ‘비야 내려다오’는 SBS드라마 ‘덕이’에서 지석의 테마곡으로 사용돼 우리 귀에 익다.

    러시아 노래는 거친 듯하면서도 서정성이 풍부해 한국인의 정서와도 부합하는 편인데, ‘슬픈 영혼’에 수록된 노래말은 모두 한 편의 시나 다름없어 우리말로 번역된 가사를 꼭꼭 짚어가며 감상하면 러시아 록발라드의 깊은 맛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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