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2

2000.09.21

1장에 클래식이 46 곡 듣는 데만 7시간 38분

  • 입력2005-06-21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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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 한 장에 46곡이 수록돼 있고, 듣는 데만 꼬박 7시간 38분이 걸린다? 질려서 못 듣겠다고 물리칠 사람도 있겠지만, 클래식 소품들로 꾸며진 편집앨범이나 “시간 관계상 부득이 1악장만” 하는 식의 음악방송에 식상했다면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 나은세상이 새로 출시한 iCD 넉 장에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코프스키의 주요 교향곡과 협주곡이 빼곡이 담겨 있다. 모차르트 편에는 총 48곡(5시간 24분)이, 차이코프스키에는 42곡(5시간5분), 바흐에는 36곡(2시간 51분)이 수록되어 있다. 넉 장 모두 들으려면 21시간이 넘게 든다. 물론 여기서는 각 악장별로 곡수를 계산했기 때문에 실제의 작품 수와는 차이가 있다.

    나은세상이 개발한 신개념 음반 iCD(MP3 CD롬)는 일반 CD에 수록된 음악을 국제 표준방식인 MPEG로 압축한 것이다. 일반 CD플레이어로는 들을 수 없고, MP3 CD플레이어나 펜티엄급 컴퓨터를 이용해야 한다. 대신 iCD는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가와 작품해설, 뮤직비디오까지 담을 수 있어 차세대음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98년부터 CD 한 장에 가요 100곡을 담아낸 ‘클래식 100선’(총 7시간 38분)과 ‘영화음악 100선’(5시간 41분), ‘양희은 72선’(4시간 18분) 등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나은세상은 여세를 몰아 9월 중으로 33편의 오페라와, 오페라의 줄거리 가사 곡 해설과 오페라Q&A, 비하인드스토리까지 수록된 ‘iM 오페라 오페라’를 발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iCD는 포만감이 지나칠 만큼 양적 만족감을 주는 데 성공했지만, 과연 질적으로 고급취향의 클래식 애호가들을 만족시킬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특히 수록시간을 강조하는 데 팔려 연주자나 녹음연도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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