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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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십자가를 지다

  • 입력2005-08-03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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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 상봉 십자가를 지다
    남북정상간의 ‘6·15공동선언’에 따라 진행되는 8·15 이산가족방문단 교환방문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이를 총지휘할 사령탑이 교체됐다. 이산가족문제 등 본격적인 인도적 문제의 해결이라는 산적한 현안을 코앞에 두고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이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 총재로 선출된 것.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적십자회담과 이산가족문제 등 수많은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것이다.

    마침 남북이 이산가족 교환방문 대상자 명단을 교환하는 등 8·15 교환방문 준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8월1일부터 총재직을 수행하게 되는 장이사장은 “남북이 민족화해라는 커다란 걸음을 시작하는 중요한 때에 인도적 차원의 교류를 담당할 적십자사 총재라는 큰일을 맡아 두려움이 앞선다”며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상호신뢰를 쌓아가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총재로 선출되던 날 ‘작은 사고’가 나기도 했다는 점에서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기도 한다.

    정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신임 한적 총재를 선출하기 위해 12일 개최한 중앙위원회에서 일부 위원들이 정원식 총재의 유임을 요구했다. 유달영 김재순 위원 등은 “정총재가 그동안 잘해왔고 남북관계에도 정통하므로 한번 더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던 것. 이에 대해 민주당 대표인 서영훈 위원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자”고 바람을 잡았지만 이들은 “청와대의 뜻이라니, 언제적 소리를 아직도 하고 있나”고 맞섰다. 이로 인해 회의가 정회됐고, 소위원회가 열려 의견을 모은 끝에 장이사장을 선출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같은 일은 전례가 없었던 것.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장이사장만큼 남북관계에 정통한 전문가도 드문 편이다. 그는 86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 대표, 89년 남북체육회담 수석대표, 91년 남북단일청소년축구단 단장 등을 맡았다. 특히 그는 남북단일 청소년축구단을 이끌고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북측 사람들과 함께 지냈던 40여일의 시간을 아직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한적 총재로 옮겨간 것은 한적이 앞으로 남북회담에 상당한 비중을 둘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행사가 목전에 있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 남북회담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그가 한적의 사령탑을 맡은 것도 바로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 신임 총재는 부친이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중학교 시절까지 대부분은 평북 선천에서 지냈다. 이후 남쪽에서 지냈기 때문에 평안도 사투리를 쓰지는 않지만 ‘고향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고향 사투리가 튀어나온다고. 이로 인해 북측 사람들과 만나면 허물없는 대화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이번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에 대해 “지금 당장은 100명에 불과하지만 일단 교류의 물꼬가 트이면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남과 북이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산가족 고향방문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지만 북측도 수십년간 문을 닫아온 만큼 개방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따라서 북한의 특성을 이해해가며 차근히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향후 이산가족 문제 해결 구상과 관련, 그는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사업은 적십자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우선 시급히 추진할 것은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 등 안부를 주고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적십자사 총재로서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며 “적십자사는 정치색을 배제한 대북지원사업에 주력해 북한이 문호를 개방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이산가족 교류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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