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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한국경찰 서비스’ 참 부럽네요

‘한국경찰 서비스’ 참 부럽네요

‘한국경찰 서비스’ 참 부럽네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중국 여경(女警)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경찰대학에 와 있는 중국 공안대학 부연구원(부교수급)인 손연(孫燕) 1급 경독(警督·경정에 해당)은 한국에 체류 중인 유일한 중국 경찰관이다. 현재 그는 경찰대에서 한-중 경찰을 비교 연구하며, 경찰대학생들에게 중국 경찰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손씨는 물론이고, 그의 시댁과 친정식구들은 모두 한족(漢族)이다. 하지만 그는 조선족이 많은 옌지가 고향이라 조선어에 능통하다.

손씨는 중국 공안 제복을 입고 주간동아 편집실을 찾아왔다. 주간동아가 있는 동아일보 사옥 바로 옆에는 충정로파출소가 있다. “이왕이면 파출소 앞에서 사진을 찍자”는 말에 손씨는 “포돌이가 좋아요”하며 냉큼 포돌이 간판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행인들이 색다른 제복을 입고 서 있는 그를 유심히 쳐다보건만 전혀 개의치 않고 옌볜 억양으로 “기자 선생도 이리 와요. 같이 한 장 찍어요”라며 연방 손짓을 해댔다.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중국에서의 한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 그는 “공안 종사자로서 한국인 피해가 늘어나는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중(韓中)교류 증가에 따라 범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범죄를 당하는 한국인들은 대개 조선족을 깔보던 사람들이다. 반대로 조선족과 한족 사이에서도 이러한 한국사람을 등치려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범죄 유형도 변모하는데, 공안은 이러한 변화에 뒤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의 한국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발전한 한국 경찰과 아직은 그렇지 않은 중국 공안 사이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중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왜 한국 언론은 유독 중국에서 한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만 보도하느냐”며 이렇게 비유했다. “요즘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 때문에 피해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가 많다. 그런 예보를 볼 때마다 중국인으로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황사는 중국이 아니라 몽골에서 비롯된 것이라 중국도 피해를 보고 있다.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찬바람이 불어오지만, 그 누구도 시베리아를 비난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황사도 자연현상인데 한국 언론은 마치 중국이 황사를 일으킨 것인 양 보도하고 있다.”



우리는 ‘공안’이라는 단어를 경찰과 검찰-교정 등 사정을 총괄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정반대다. 공안은 우리의 경찰처럼 작은 개념의 단어로 쓰고, 경찰은 사정 전반을 뜻하는 큰 개념어로 사용한다. 손씨는 중국 공안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 경찰에서 최고 계급은 치안총감인데, 중국 공안에서는 ‘총경감’(總警監)이다. 우리 경찰청장은 차관급이지만, 중국 공안부장인 가춘왕(賈春旺) 총경감은 장관급이다. 가춘왕 총경감 밑에는 인민해방군(200만)에 필적하는 150만 공안 요원이 배치돼 있다.

중국 공안부는 일반 경찰 업무 외에도 우리의 국가정보원과 비슷한 사회안전부, 교도소를 담당하는 교정, 검찰과 법원 내의 사법경찰, 소방, 장쩌민을 비롯한 요인에 대한 경호, 출입국 관리, 국경 관리 업무 등도 관장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경찰청 밑에 국가정보원과 경호실, 교정국과 출입국 관리국, 여권과, 소방본부 등이 들어와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업무를 통칭할 때 중국인들은 경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손씨는 한국 경찰이 중국 공안보다 발전해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도 중국 공안은 인민들 위에 군림하며 ‘이리 오라, 저리 가라’고 명령하는데, 한국 경찰은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것 같다. 바로 그런 점이 가장 부럽다. 최근 중국 공안도 한국 경찰의 포돌이를 모방해 각 파출소에 ‘고난(苦難)이 있으면 경찰을 찾아주십시오’라는 푯말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공안원들의 의식 전환이 쉽지 않다.”



주간동아 2000.05.18 234호 (p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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