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4

2016.06.29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롯데그룹과 판도라의 상자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입력2016-06-27 13: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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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5위 롯데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 검찰이 전방위적 고강도 수사로 롯데그룹에 강펀치를 날리면서다. 이 와중에 제2롯데월드 인허가와 관련해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도 열릴 것인가.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는 말은 절대 알면 안 되는 것을 알아버렸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버린 경우를 뜻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나중에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판도라의 상자’는 온갖 죄악이 들끓는 집단, 행위, 개념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과 기술, 지식을 전하자 이에 화가 난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아름다운 처녀를 만들게 해 인간 세상을 불행하게 할 계획을 세웠다. 신들의 사자(使者)인 헤르메스는 처녀의 마음속에 시기, 아첨, 교활함, 호기심을 불어넣었고 신들로부터의 선물이라는 의미로 ‘판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우스는 판도라의 탄생을 축하한다며 항아리를 건넸다. 그러고는 헤르메스로 하여금 판도라를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데려가게 했다.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선물을 받으면 안 된다는 형의 경고를 잊고 아름다운 판도라를 아내로 맞이했다.

    제우스가 준 항아리 안을 확인해보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던 판도라가 항아리를 여는 순간 그 안에 있던 죽음과 병, 질투와 증오 등 수많은 해악이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평화로웠던 세상은 금세 험악해졌다. 이후 판도라가 뚜껑을 연 ‘항아리’가 ‘상자’로 바뀌어 지금은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로 굳어져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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