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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for you

한국 화가가 그린 레이블

시할 수 없는 파워 이우환, 김창열, 방혜자까지…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한국 화가가 그린 레이블

한국 화가가 그린 레이블

카사누오바 디 니타르디 2011년산 와인병(왼쪽)과 부르노 파이야르 2008년산 빈티지 샴페인 와인병.

와인은 눈, 코, 입으로 즐기는 술이다. 눈으로 색을 감상하고 코로 향을 느끼며 입으로 맛을 본다. 그런데 눈으로 즐기는 것이 와인 색 말고 또 있다. 바로 레이블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무통 로쉴드(Mouton-Rothschild) 2013년산은 우리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장하고 싶은 와인 1위로 꼽힌다. 레이블을 이우환 화백이 그렸기 때문이다. 무통은 1945년부터 유명 화가에게 레이블을 의뢰하고 있다. 그동안 무통의 레이블을 그린 작가에는 달리, 미로, 샤갈, 칸딘스키, 워홀, 쿤스 등 현대미술의 거장이 수두룩하다. 무통 2013년산은 우리 화가들도 이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 화백은 “내 작품에 와인 색을 쓴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점점 진해지는 색은 오크통 안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와인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몇 해 전에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이 이탈리아 파토리아 니타르디(Fattoria Nittardi)가 매년 한정판으로 생산하는 카사누오바 디 니타르디(Casanuova di Nittardi) 2011년산의 레이블을 그린 바 있다. 파토리아 니타르디는 미켈란젤로가 소유했던 와이너리다. 현재 소유주인 페터 펨페르트(Peter Femfert)는 독일 예술품 수집가이자 명품 화랑인 디 갤러리(Die Galerie)의 대표로, 미켈란젤로에 경의를 표하고자 1981년부터 카사누오바 디 니타르디 와인의 레이블과 포장지 디자인을 세계적인 화가들에게 의뢰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한 예술가로는 김창열 화백 외에도 프랑스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토미 웅거러(Tomi Ungerer),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부인이자 설치미술가 오노 요코(Ono Yoko), 오스트리아 화가이자 건축가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등이 있다.



한국 화가가 그린 레이블

김창열 화백이 그린 카사누오바 디 니타르디 2011년산의 포장지.

최근 낭보가 또 하나 전해졌다. 7년간 숙성을 거치고 이제 막 출시된 브루노 파이야르(Bruno Paillard) 2008년산 빈티지 샴페인의 레이블을 방혜자 화백이 그렸다는 소식이다. 샴페인은 대부분 빈티지(vintage·생산연도)가 없다. 매해 만들어 둔 화이트 와인을 생산연도와 무관하게 섞어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생산연도를 표기하는 빈티지 샴페인은 작황이 워낙 좋아 다른 와인을 섞을 필요가 없는 해에만 만든다. 따라서 빈티지 샴페인은 샴페인 하우스가 만드는 가장 귀한 샴페인이다. 부르노 파이야르는 2004년 이후 4년 만에 생산하는 빈티지 샴페인의 특징을 표현해줄 화가로 방혜자 화백을 선택했다. 방 화백은 이 샴페인이 담고 있는 ‘2008년의 위대한 힘(Great Energy)’을 동서양이 융화된 듯한 화법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미술과 와인은 닮았다. 화가의 고뇌를 토대로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처럼, 와이너리도 자연이 내어준 포도의 맛을 최대한 살린 와인을 만들고자 온갖 노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을 만드는 일을 엘레바주(e′levage·육성)라고 한다. 와인을 만드는 일이 자식을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레이블은 그 귀한 자식을 세상에 내보내며 입히는 고운 옷이다. 우리 화가가 세계적인 와인의 레이블을 그린다는 것은 우리 미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나라가 주요 와인시장 대열에 올라섰다는 증거다.







주간동아 2016.05.18 1038호 (p73~73)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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